[사설]소재부품 강국 향해 속도 높이는 중국

소재부품 강국을 향한 중국 행보가 거침없다. 디스플레이,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까지 영역을 넓혔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 생산에서부터 SSD 제조까지 확대해 국산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노트북PC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어나면서 SSD까지 눈을 돌렸다. 국산화를 위한 첫 행보는 ‘인수합병(M&A)’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 강화를 위해 써먹은 카드와 동일하다. 관련 기술과 특허, 생산시설은 물론 인력까지 해결되는 가장 확실한 해법이다. 관건은 자금인데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 덕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중국 기업은 막강한 자금력으로 글로벌 부품기업 M&A 시장에서 가장 큰 손으로 떠올랐다. 올해 성사된 대규모 합병만 5~6건에 달한다. 대부분 관련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는 미국 기업이 대상이다. ‘액수’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인다. 반도체 업계 사상 두 번째로 큰 금액을 제시하며 미국 마이크론을 사겠다고 밝힐 정도로 거침없다.

이번에도 규모가 만만치 않다. 중국 유니스플렌도어가 세계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1위 기업인 웨스턴디지털 지분 15%를 인수하는데 4조5000여억원을 쓴다. 웨스턴디지털은 SSD를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제품을 내놓으면서 차세대 HDD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유니스플렌도어는 칭화유니그룹 자회사다. 마이클론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이 바로 칭화유니그룹이다.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에서부터 D램과 낸드플래시 반도체에 이어 데이터 저장장치까지 아우르는 전방위 추진 전략이 읽히는 대목이다. 데이터 저장장치는 단순히 칩 개발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시스템 통합이나 소프트웨어, 하드웨어가 모두 접목돼야 가능하다. 앞으로 행보가 부품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소 시간을 걸리겠지만 데이터 산업까지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소재부품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중국의 전략과 방향은 윤곽이 드러났다. 이제 우리 과제는 거센 중국 행보에 어떻게 대응해야 가장 유리한 것인지를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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