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과 대학이 손잡고 차량용 반도체 기능안전 국제표준(ISO 26262) 대응에 나선다. ISO 26262가 정의하는 반도체 규격 해설서를 마련하고 국내 최초로 실제 검증 기술을 상용화한다. 국내 완성차와 부품 제조사의 실질적인 표준 준수 역량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
큐알티(대표 김영부)는 한양대 IT·자동차 융합 고급인력양성센터(C-ITRC)와 산학 연구 협약을 맺고 차량용 반도체 ISO 26262 검증 기술과 관련 하드웨어(HW) 개발에 착수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는 2017년 말까지 약 2년 반에 걸쳐 이뤄진다. 큐알티가 한양대에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하고 개발된 기술은 큐알티로 이전해 상용화한다. 차량용 반도체의 ISO 26262 준수 여부를 검증하는 기술 개발은 국내 최초다. 큐알티는 반도체 신뢰성을 인증하고 불량 여부와 원인을 분석하는 전문 기업이다. 국내외 자동차 부품과 반도체 기업 1500여곳과 함께 일한다.
우리나라는 완성차와 부품 업계가 ISO 26262를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반도체 분야에서는 마땅한 검증 기술이 없었다. 관련 기술이 개발되면 자동차 부품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반도체 업계, ISO 26262 대응이 절실한 완성차 업계가 모두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부 큐알티 대표는 “ISO 26262는 해외 업체 주도로 제정돼 국내 부품 업계에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위험이 있다”며 “한양대 연구 역량과 큐알티의 반도체 검증 노하우를 결합해 공인된 검증 기술을 개발하면 차량용 반도체 산업 전체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두 기관은 1차년도에 ISO 26262 중 차량용 반도체 규격을 별도 정리하는 해설서를 마련하고 평가 방법 초안을 마련한다. 이어 2차년도에 ISO 26262 기반 신뢰성 및 고장률 평가 기술을 개발한 뒤 3차년도에 이 기술을 적용한 평가 도구(SW·HW)를 개발한다.
이 평가 도구는 완성차 업체가 납품받은 차량용 반도체의 기능안전 준수 여부를 자체 검증하는 데 쓸 수 있다. 부품업계는 차량용 반도체나 전장부품을 해외 완성차 제조사에 납품할 때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ISO 26262 중 차량용 반도체 분야는 올 연말께 별도 정의될 예정이다. 국제표준화위원회(ISO)는 반도체 기능안전 규격을 정의한 ‘PAS(Publicly Available Specification) 19451’을 발간한다. PAS는 워킹그룹 합의를 반영한 공식 문서로, 국제규격 포함 전 세부 내용을 미리 명시한다.
김병철 한양대 교수는 “PAS 19451은 차량용 반도체 설계 방법, 고장률 계산 방법 같은 방대한 내용을 포함한다”며 “아직 우리나라는 PAS 19451 준수 여부를 검증하는 기술이 없지만, 이번 연구로 기술을 확보하면 우리나라 차량용 반도체 신뢰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