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을 돌이켜보면 서부 개척 시대 같았습니다. 초기 인터넷 서비스가 막 시작된 때라 상당히 역동적이고 신났습니다. 꿈도 있었고 미래에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철도 없고 겁도 없었던 젊은 사람이 모여 함께한 자리였습니다. 지금은 업계뿐만 아니라 학계, 나아가 국제무대까지 활동하니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정보통신 미래모임 20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초기에 우연히 시작했는데 정말 열심히 참여하고 함께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1996년 미래모임이 첫 단추를 끼웠을 때 최 장관은 서울대 교수로 모임에 참여했다.
지난 1998년에는 주제 발표도 맡았다. 당시 최 장관은 “정보화 촉진을 위해 국가가 채택하는 방법 가운데 교육은 가장 기초적이면서 파급효과가 크다”며 “교육기관 정보화와 컴퓨터 활용을 별도 과목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거나 더 나아가 물리·화학 수준 컴퓨터 과목으로 격상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컴퓨팅 교육 중요성을 인식한 최 장관 철학은 ‘소프트웨어(SW) 중심사회’로 구현됐다. SW 교육으로 청소년이 미래에도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가 돼야 한다는 것은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변치 않았다.
지금까지 미래모임 회원이었던 그가 어느새 우리나라 과학과 ICT 정책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다. 과거 우리나라 ICT 현실을 지적하거나 정책을 비판했던 것과 달리 이제는 ‘쓴소리’가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최근 조사를 인용한 그는 “우리나라 ICT 업계가 얼마나 튼실한지 파악하고자 실시한 조사 결과 매년 20% 이상 성장한 ICT 기업 절반이 대기업 하도급업체였다”며 “자기 브랜드를 가지고 국내외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회사는 많이 없다”고 지적했다. ICT 강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최 장관은 “미래모임은 정부 지원 등을 받지 않는 그야말로 비정부기구(NGO)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앞으로 과학, ICT 정책과 예산을 분석하고 비판하며 우리가 투명하게 잘 해나가도록 지원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