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외환 송금 핀테크에 눈 돌린다

시중은행의 전통 외환 금융 업무에 핀테크가 수혈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할 전망이다. 내년 초로 점쳐지는 외환관리법 개정을 앞두고 각 시중은행이 신개념 외환 송금 서비스 개발에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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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등 다수 은행이 간편 외환 송금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과 협업을 통한 서비스 개발부터 기술 업체와 제휴 및 자체 서비스 개발에 이르기까지 준비 형태는 다양하다.

신한은행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외환송금 서비스를 개발하는 핀테크 업체 ‘스트리미’와 오는 12월 오픈베타서비스 론칭을 앞두고 있다. 전통 은행망을 이용하지 않고 핀테크를 이용해 빠른 시간과 저렴한 수수료를 기반으로 외환 거래를 집행하는 방식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과 스트리미의 협업 모델은 신한은행이 주체가 돼서 외환을 주고받아 외환관리법 개정과는 관련이 없다”며 “은행에서 오랫동안 해왔던 기존 외환 금융업을 토대로 하면서 블록체인과 같은 신기술을 도입해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적으로 선보이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외환송금 서비스를 개발하는 핀테크 기업 ‘머니텍’을 멘토링하며 오는 12월 서비스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1월 출시 한다는 방침이다.

NH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 관계자는 “새로운 외환 관련 서비스를 위해 은행 내 외환 관리부서 등 관련 부서와도 협업을 진행하며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시점”이라며 “단지 농협은행뿐 아니라 해당 핀테크 기업의 서비스를 잘 개발해 범용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데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자체적인 개발로 내년 출시를 앞둔 간편 해외송금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향후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이 될지, 자체 서비스가 될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며 “소비자가 예전보다 편리하게 외환을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통적으로 은행이 해외로 송금을 할 때는 ‘스위프트(SWIFT)’라는 국제은행 간 통신협회를 통한다. 스위프트를 통해 송금 전문을 주고받고 이에 따른 실제 결제는 해외 중개 은행을 거치는 방식이다. 스위프트 방식은 세계 대부분의 은행에서 이용가능하다는 범용성이 있지만 송금 시간이 오래 걸리고 수수료가 높다는 단점이 있다.

보다 빠른 외환 송금 방식도 존재한다. 국내 각 시중은행은 글로벌 해외 송금 업체인 웨스턴유니언이나 머니그램 등과 제휴해 은행 계좌가 없이도 송금번호만으로 소액을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대신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더 높고 외산업체와의 제휴가 기반이 되다보니 때때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나 협의가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이 같이 기존 외환송금방식 외에 시중은행이 새로운 방식의 외환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이유는 해외 송금 방식에 보다 다양한 채널을 열어 두기 위해서다. 외환 금융 전산망에 투자하는 막대한 투자비용을 낮추면서도 신기술 도입으로 고객에게 편의성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내년 초 외환관리법 개정 이후 본격적으로 은행 외 사업자도 외환관리업무를 볼 수 있게 된다. 향후 추가 사업자가 외환관리업에 뛰어들어 다양한 서비스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환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는 “기존 스위프트 방식 등은 외환을 보내고 전산망을 관리하는데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각 은행은 고비용 구조의 외환금융업을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저비용 구조로 바꾸는데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이미 트랜스퍼와이즈 등으로 성공 가능성을 검증 받은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에 향후 국내 금융업계에서도 외환송금 핀테크 업은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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