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모든 여자아이들 꿈이자 로망인 바비인형과 만났다. 실제 친구처럼 말을 걸기까지 한다.

바비인형 제조사 마텔(Mattel)이 샌프란시스코 소재 인공지능 스타트업 토이토크(ToyTalk)와 공동으로 오는 11월 인공지능 바비인형 ‘헬로 바비’를 출시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 보도했다.
이전까지와 외형은 똑같지만 허벅지 부분에 충전할 수 있는 배터리가 탑재됐고 등에는 소형 USB 충전 포트가 있다. 목걸이 안에는 마이크가 숨겨져 있다. 토이토크 컴퓨터 서버와 와이파이(WiFi)로 연결돼 대화 기능이 활성화된다. 음성인식 소프트웨어가 오디오 신호를 텍스트파일 신호로 전환해 분석하고 미리 작성된 수천개 대화 중에서 적합한 것을 고른다.
지금까지 바비인형은 디지털 칩이나 소형 카세트 테이프가 내장해 녹음된 목소리로 “안녕”이라고 말하는 게 전부였다. 마텔은 올해 초 인공지능 기술을 바비인형에 처음으로 접목한 뒤 이를 보다 발전시켰다.
최근 5년간 인공지능 기술과 음성 인식 기술이 널리 보급돼 활성화되면서 스마트폰, 컴퓨터, 차량뿐 아니라 장난감 시장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라고 외신은 설명했다. 애플 음성 비서 기능인 ‘시리(Siri)’나 마이크로소프트(MS) ‘콜타나(Cortana)’가 대표적이다.
지난 5월 마텔은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이매지네이션센터에서 7살짜리 여자아이 아리아나와 함께 이 제품을 검증했다. 소녀가 참여한 제품 테스트 세션에서 바비인형은 아이에게 미래에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등을 무작위로 추천했다. 스쿠버 강사나 열기구 조종사 등을 제시했다.
아리아나와 바비인형은 요리사 게임도 하며 놀았다. 바비인형이 음식에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 알려주면 아리아나가 재료를 넣어 섞었다. 아리아나는 “너랑 함께 요리를 해서 매우 즐거웠어”라고 말했다.
바비인형 목소리가 심각해지면서 아리아나에게 “내가 어떤 조언을 구하고 싶은데, 혹시 대답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인형은 자신이 친구인 ‘테레사’와 싸워 말을 하지 않는다고 설명한 뒤 아리아나에게 “난 그녀가 정말 그리워. 하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라고 말했다.
한편 토이토크는 컴퓨터 공학자인 마틴 레디와 픽사에서 근무했던 오렌 야곱이 지난 2011년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2달간 대화 목록 3000여줄을 만들었다. 패션, 직업, 동물 등의 정보를 담았다. 프로젝트가 완료된 뒤 대화 목록은 5000줄 이상에 달했다.
컴퓨터에 이 데이터를 집어넣고 일명 풀스트링(PullString)이라는 자체 프로그램에 접목했다. 풀스트링은 프로그래머가 아니더라도 대화 내용을 만들어 탑재하면 바비 인형 같은 장난감이 탄생할 수 있게 한 소프트웨어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