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공기업 유연탄 고가구매 논란…“SEC 자료 제출 10개월 지났지만 추가 조치 없어”

한국전력 자회사인 5개 발전공기업이 연료인 유연탄을 외국에서 과도하게 비싸게 구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정감사 시작과 함께 불거진 이슈라 연료 구매비용 적정성을 놓고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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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유연탄광 모습. 이 사진은 특정사실과 관련 없음.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홍익표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한국전력과 미국계 석탄회사 피바디(Peabody)간 부당 거래의혹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전력 주식예탁증서(DR)가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SEC가 특정회사 재무·거래 관련 의혹을 조사할 수 있다.

SEC는 지난해 11월 한전에 5개 발전 자회사들이 지난 2009년부터 5년간 자원 입찰 국제 에이전트인 CMS를 통해 미국 피바디로부터 유연탄을 구매한 상세내역 제출을 요구했다. 현재 한전은 발전 자회사로부터 CMS와 거래내역을 모두 전달 받아 SEC에 제출한 상태다. 자료 제출 10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SEC로부터 추가 자료 요구나 관계자 소환 같은 조치는 나오지 않았다.

홍 의원은 발전공기업 5개사가 CMS를 통해 피바디로부터 유연탄을 다른 업체 도입가격 평균치보다 톤당 최대 21.17달러 비싸게 구매한 정황을 들며 한전과 이들 업체간 유착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국감기간에 때맞춰 유연탄 고가구매 의혹이 터져나왔지만, 발전공기업 5사는 사실 확인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문제가된 2009년부터 지금까지 CMS가 낙찰된 모든 거래 목록을 확인 중이지만, 아직까지 CMS가 낙찰된 계약에서 다른 곳이 제시한 가격보다 비싸게 구매한 내역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발전공기업은 CMS와 수의계약을 진행한 것도 아니고, 국제 경쟁입찰에서 최저가 낙찰을 원칙으로 하는 만큼 더 비싼 가격 유연탄을 구매하는 것은 시스템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톤당 21달러 가격차에 대해서도 시각차가 크다. 유연탄 시세가 매일 시시각각 바뀌는 상황에서 특정기간의 평균가격을 입찰 경쟁가격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2009년은 중국의 유연탄 수출 금지로 가격이 톤당 100달러 이상 널뛰기를 하던 때라 가격변동 특수성이 있었던 해다.

실제 지금도 지역과 유연탄 종류에 따라 가격 차이이 크게 난다. 호주 고열량탄과 인도네시아 저열량탄은 탄 품질과 거리에 따라 톤당 15달러 정도 가격 차이가 있다. 한전과 발전사들도 탄의 화력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값싼 저열량탄이 아닌 고열량탄을 구매한 것을 SEC가 문제 삼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발전공기업 관계자는 “SEC 자료요청에 즉각 회신 했고 추가요청에 대비한 관련 자료는 감사실 차원 준비를 마친 상태”며 “완전히 종결된 것은 아니지만 아직 SEC 추가통보나 조치가 없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CMS= 자원 공급사와 수요자를 연결해주는 국제 에이전트다. 일반적으로 국제 자원입찰에선 공급사와 수요자 사이에 에이전트가 활동한다. 자원 공급사가 직접 입찰해 참여하는 경우도 있지만, 시시각각 가격이 변하는 자원시장 특성상 입찰서 제출을 위해 이동하는 시간 등 업무 편의를 위해 에이전트를 이용한다. 자원구매 입찰이 나온 현지에 지사나 대리점이 없는 곳은 에이전트를 통해 입찰에 응한다. CMS는 발전공기업 5개사 유연탄 입찰에 꾸준히 참여해 왔으며, 계약 비중도 20%에 달한다. SEC 조사가 진행중인 지금도 우리나라 발전사 유연탄 입찰에 계속 참여하고 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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