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PC용 D램보다 속도가 두 배 빠른 모바일 D램을 양산한다. 최신 20나노 공정을 8Gb 용량 저전력DDR4(LPDDR4)에 적용한 데 이어 12Gb LPDDR4로 확대해 모바일 D램에서 20나노 제품 비중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D램 최고 용량·속도를 구현한 12Gb 초고속 대용량 모바일 D램 양산을 시작했다고 9일 밝혔다.

12Gb 모바일 D램은 지난해 12월 양산을 시작한 20나노(2세대) 8Gb LPDDR4보다 용량이 50% 늘어나고 속도는 30% 이상 높인 4266Mbps다. 최신 고속 PC용 D램의 핀 당 데이터 처리속도가 2133Mbps인 것과 비교하면 속도가 두 배 빨라진 셈이다. 소비 전력은 20% 줄였다.
20나노급 8Gb LPDDR4와 비교해 생산성을 50% 이상 높였다. 고용량화되고 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서 대용량 D램 수요 증가를 이끌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초소형 설계 기술을 적용해 기존 3GB 패키지와 크기·두께를 동일하게 구현하면서도 6GB 모바일 D램 패키지를 만들 수 있다.
12Gb D램은 칩 하나로 1.5GB 대용량 메모리를 구성할 수 있다. 칩 4개를 쌓아올리면 차세대 모바일 기기에 적용할 초대용량 6GB 모바일 D램 패키지를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가 양산을 시작한 모바일용 12Gb LPDDR4 D램은 더 얇고 작은 디바이스에서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모바일에서 4K급 사진과 영화를 감상하거나 동영상 생중계를 보면서 검색·메시지 전송 등 멀티태스킹 작업을 끊김 없이 빠르게 할 수 있다. 고용량 고성능 디바이스는 두껍고 크다는 편견을 깨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12Gb LPDDR4 칩 4개를 쌓아올리면 6GB LPDDR4 패키지 칩 하나를 만들 수 있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더 높은 컴퓨팅 성능과 배터리가 필요한 태블릿PC에도 적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중심으로 LPDDR4를 채용했지만 울트라슬림PC, 디지털 가전 등 다양한 디바이스로 적용을 확대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IoT) 환경에서 다양한 성능의 D램 활용도가 높아지는 만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작은 디바이스에서 고성능이 필요한 시장까지 대응할 수 있게 되므로 기존 모바일 D램 시장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메모리 시장도 노렸다. 지능형 자동차에서 각종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처리해야 하므로 소형 고성능 모바일 D램을 앞세워 증가하는 자동차 시장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최주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 부사장은 “12Gb D램 양산으로 글로벌 IT 기업이 사용 편의성을 더욱 높인 차세대 시스템을 출시하는데 기여했다”며 “다양한 분야 기업과 기술 협력을 확대하고 용량과 성능을 한 단계 높인 모바일 D램을 선행 출시해 새로운 IT 시장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