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백혈병 문제, 삼성·반올림 간 마찰 커져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반도체 백혈병 문제 해결을 위한 보상위원회’를 발족하면서 교섭 주체 중 하나인 반올림과 마찰이 커졌다.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는 삼성의 보상위원회 참여 여부를 아직 보류한 상태다. 보상 작업에 속도를 내려는 삼성 측과 문제를 중재하는 조정위원회를 거쳐야 한다는 반올림 간 갈등이 깊어졌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는 7일 서울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자체 보상위원회 발족에 반대하는 내용의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반올림은 삼성전자가 조정위원회를 거쳐 보상 범위와 규모 등을 정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위원회를 꾸려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며 반박했다. 반올림 소속 피해자 가족 의견을 배제하고 자체적으로 보상 기준을 마련해 집행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족대책위원회는 삼성 보상위원회 발족과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협상하겠다는 입장이다. 가족대책위 법률대리인을 맡은 박상훈 변호사가 삼성 보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게 됐지만 실제 가족대책위가 보상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송창호 가족대책위 대표는 “삼성전자와 계속 직접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의견을 다른 몇 가지 부분이 있어 계속 대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 보상위원회에 참여 여부를 결정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조정위원회 권고안 중 보상 원칙, 기준, 대상 등을 대부분 수용해 삼성전자가 마련한 보상안을 근거로 설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보상위원회를 발족하고 보상 질병 세부범위와 치료비 산정방법 등을 확정하는 등 보상 전 과정을 총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주에 신청자 접수를 시작하고 이달 중순 전까지 보상 대상 질병을 확정해 상세한 신청절차를 공지한다. 추석 전에 1차 보상 집행을 시작할 계획이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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