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이란 외교당국이 이란 핵협상 타결 이후 처음으로 고위급 정책협의회를 열고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김홍균 외교부 차관보는 12일 이란 테헤란에서 이브라힘 라힘푸르 이란 외교부 아태 차관보와 정책협의회를 열 예정이라고 외교부가 7일 밝혔다. 이를 위해 김 차관보가 11∼12일 이란을 방문한다.
핵협상 타결 이후 양국 외교부가 고위급 정책협의회를 갖는 것은 처음으로, 양측은 정무·경제·통상·문화·개발협력 등 양자 현안과 국제사회 대(對)이란 제재 해제 후 경제협력 증진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제재 해제 이후 우리 기업 이란 시장 진출 확대 방안 의견도 교환한다.
김 차관보는 이란 핵협상을 진두지휘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도 같은 날 예방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핵협상팀의 실무 대표였던 압바스 아락치 외교부 법률·국제문제 담당 차관보와 면담도 추진되는 만큼 이란 측으로부터 핵협상 과정과 결과를 직접 들을 기회도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차관보는 테헤란 방문 기간에 이란 진출 우리 기업인과 간담회도 가질예정이다.
이란과 주요 6개국(P5+1)은 지난 7월 이란의 핵개발 활동을 중단하는 대신 국제사회의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의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도출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에 따라 대이란 제재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해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 정부와 기업의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우리 정부에서도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시장개척단이 지난달 이란을 방문한 바 있다. 우리나라가 대이란 제재에 동참한 상황에서도 양국 외교당국은 교류를 이어왔다.
지난 2013년 이경수 당시 외교부 차관보가 이란을 방문해 정책협의회를 개최했고, 지난해 5월에는 라힘푸르 차관보가 방한한 바 있다. 막바지 핵협상이 진행되던 올해 6월 말에는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이 우리 외교차관으로서는 10년 만에 이란을 방문하기도 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