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가파르게 오른 네온가스 가격이 최근 소강상태다. 주요 생산국인 우크라이나 내전이 공식적인 휴전에 들어간 데다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가 네온가스 사용량 감축에 적극 대응하면서 가격 상승세를 누그러뜨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을 기점으로 네온가스가 95% 이상 차지하는 엑시머 레이저(Eximer Laser) 가스 한 통이 2만~3만달러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작년 말에는 1200달러에 불과했다. 지난 7월 말까지 2만5000달러로 20배가량 폭증하면서 불안을 가중시켰다.
업계는 상승세가 올해 말까지 이어져 5만달러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우려와 달리 지난달부터 가격 상승세가 멈췄고 소폭 인하되는 추세다.
엑시머 레이저는 네온을 포함해 불소, 아르곤 등 특수가스를 혼합한 것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용 노광장비와 레이저 결정화(ELA) 장비 등에 사용된다.
가격 상승세가 둔화된 가장 큰 배경에는 네온가스 생산국인 우크라이나의 휴전 협정이 장기화 국면에 들어가면서 심리적 불안감을 덜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내전이 공식적으로는 휴전 상태여도 교전이 계속 진행돼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다”며 “실제 공급부족 대비 정치적 불안전성 요인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감이 더 크게 작용해 가격 상승폭이 컸던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도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글로벌 장비·레이저 업체 코히런트와 네온가스 사용량 감축 프로젝트를 추진해 사용량 25%를 줄였다. 일부 설비에 적용했던 것을 지난달 전체 장비에 확대 적용했다.
SK하이닉스는 네온 가스 원료를 조달해 외부 업체에 가공을 맡기는 등 대응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여전히 추가 가격 상승 요인은 남아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세계적으로 네온가스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상황이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등 정치적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온가스 가격 상승세가 업계 예상보다는 빠르게 둔화됐지만 예년만큼 안정화되기 까지는 여전히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엑시머 레이저 대신 그린 레이저로 대체하는 등 장기적인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