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바뀌는 것 같아요. 전에는 경제정책과였는데 언제부터 도시개발과로, 최근에는 기간산업과 소관입니다. 서로 떠맡지 않으려는 것은 디자인산업에 대한 낮은 인식 때문이겠지요.”
부산 디자인산업 지원 육성 소관 부처를 놓고 한 디자인업체 대표가 불만을 쏟아냈다. 한마디로 부산시 조직 개편이나, 주력업종 디자인 연관성에 따라 디자인 담당부서가 바뀌어 혼란스럽다는 얘기다.
부산 디자인산업 지원 육성 정책 또한 갈팡질팡하기는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디자인산업이 10대 전략산업에 포함됐지만 지금은 콘텐츠산업 곁가지일 뿐이다.
설립 당시 지역 디자인산업 중심기관으로 기대를 모았던 부산디자인센터는 정부 지원자금을 단순 집행하는 기관으로 전락했다. 디자인업계 여론을 수렴해 산업으로 키워내는 전략 마련이나 지역 디자인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R&D) 기획은 찾아보기 어렵다.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과 지원 기능 전반을 부산경제진흥원이나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디자인은 선진국이 주도하고 있는 첨단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기능성, 안전성과 함께 소비자가 상품 구매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다. 제품에 따라서는 기능성과 안전성을 압도하기도 한다.
정부는 디자인산업 경쟁력을 높이고자 공공디자인 개념을 도입해 R&D과제 추진 등 정부 주도 산업육성 정책을 추진해왔다. 산업 전반에 디자인을 접목해 산업 활성화와 제조업 고부가가치 창출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에서다.
부산시에서 디자인산업은 곁가지다. 신발산업 등 관련 사업을 추진할 때 슬쩍 갖다 붙이는 도구일 뿐이다. 성공한 영화 한 편이 자동차 수십만대 판매 효과를 거두는 시대다. 빼어난 디자인은 해당 제품 성패를 좌우한다. 부산 디자인산업 육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 차원 정책 마련과 전면적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