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드라이브]재규어 X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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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판매를 시작한 재규어 XE는 재규어가 야심차게 내놓은 중형 세단이다. 그간 고급, 대형차 제품군에 집중하던 판매 전략을 수정해 고객층을 다변화하려는 시도다. 3시리즈, C클래스 같은 독일 중형차가 경쟁 상대다. 재규어 특유의 역동적인 주행 성능은 유지하면서 가격 문턱은 확 낮췄다. 강원도 강릉, 영동·동해안 고속도로로 이어지는 178㎞ 구간에서 디젤과 가솔린 모델을 직접 시승해봤다. 돌풍과 안개, 폭우가 겹친 악천후가 뛰어난 주행 성능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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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길에서든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브랜드 특유 디자인 정체성은 그대로 살렸다. 이제는 조금 흔해진 독일 브랜드와 구분되는 개성이 있다. 단순하면서도 깔끔한 후면 리어램프, 미끈하면서도 날카로운 차체 윤곽이 매력적이다. XE는 브랜드 사상 가장 낮은 공기저항계수(0.26)를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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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경험한 XE 주행 성능은 재규어 자신감을 느끼게 했다. 단단하고 강인한 차의 표본이다. 디젤과 가솔린 모델 모두 저속, 고속 구간 어디서든 힘이 달리는 느낌이 전혀 없다. 밟는대로 치고 나가는 느낌이 일품이다. 단단하게 노면을 읽는다. 동급 독일차를 몰 때의 느낌과 비교해 봐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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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모델(20d 포트폴리오)은 최고 출력 180마력, 최대 토크 43.9㎏·m를 낸다. 가솔린 모델(20t 프리스티지)은 최고 출력 200마력, 최대 토크 28.6㎏·m를 낸다. 평범한 중형 세단 출력처럼 보이지만 실제 자동차와 결합했을 때 성능은 ‘스포츠 세단’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차체 75%를 알루미늄으로 구성한 경량화 전략이 통했다. 1670㎏ 가벼운 무게와 넘치는 힘이 만나 역동적 주행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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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링 성능이야 말로 경쟁차를 위협할 가장 큰 무기다. 비가 쏟아지는 급커브 구간을 상당한 고속으로 달렸다. 구불구불한 산길에서 브레이크 페달 조작을 최소화한 채 핸들에만 의존했다. 차가 코너 밖으로 밀릴 수 있는 상황인데도 용케 중심을 잡았다. 편안하지만 물렁하고 더딘 느낌은 아니다. 날카롭고 민첩하게 차가 꺾인다. 균형을 잡고 바닥에 붙는 능력 만큼은 지금껏 경험해 본 동급 차량 중 최고였다.

차체 무게 배분을 앞 뒤 50 대 50으로 맞춘 것이 비결이다. 전자제어 시스템으로 노면 접지력을 향상시키는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SPC)’도 탑재했다. 애초 오프로드용 차를 염두에 두고 개발한 기술을 세단에 붙였다. 거친 주행에서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능력이 탁월할 수밖에 없다.

디젤과 가솔린 모델이 모두 출시됐다. 각각 개성이 다르다. 디젤 모델에는 재규어 랜드로버가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인제니움 엔진’이 달렸다. 묵직한 배기음과 저속 구간 토크가 매력이다. 소음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중·저음으로 잘 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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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솔린 엔진은 재규어 XE와 잘 어울린다. 민첩한 엔진 반응으로 고속 구간에서 만족스러운 성능을 낸다. 일반적으로 디젤에 비해 묵직함이 떨어져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지만, XE 가솔린은 달랐다. 디젤 만큼의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지만 저속 구간에서도 힘이 달린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브랜드의 ‘프리미엄’에 비해 실내와 편의 사양은 빈약하다. 인테리어 심미성은 훌륭하지만 이렇다 할 기능성은 없다. 요즘은 아래 차급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지능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거의 전무했다. ‘젊고 잘 달리는 차’라는 콘셉트는 완벽하게 구현했지만 ‘덤’은 없다.

〈재규어 XE 주요 제원(자료 : 재규어 코리아)〉

[신차 드라이브]재규어 XE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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