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차원 자율주행자동차 보안성 연구가 시작된다. ‘첨단안전자동차 안전성 평가기술’ 후속 과제인 ‘자율주행차 안전성 평가기술 연구’에 ‘보안’이 주요 항목으로 포함될 전망이다. 최근 스마트카 해킹 위협이 부상하면서 정부와 업계 대응에도 비상이 걸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은 지난주 전문기관과 협약을 맺고 ‘자율주행차 안전성 평가기술 연구’ 기획 과제를 시작했다. 기획 과제가 내년 4월 끝나면 본과제 수행에 돌입한다. 기획 과제 연구단은 본과제 연구 항목에 보안성 확보 방안과 평가 기술 관련 내용을 포함시킬 계획이다. 이번 연구에 3년간 약 180억원이 투입된다.
해당 과제에는 자율주행차 성능과 안전을 검증하는 실험도시 ‘K-시티’ 구축 방안도 포함된다. 경기도 화성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내 11만평 부지를 활용한다. 이미 구축된 기본 도로 위에 신호등, 교차로, 고가도로 등 주요 시설을 추가해 실제 도시와 유사한 환경을 만든다.
미국 미시건대에 설립된 ‘M-시티’가 롤 모델이다. M-시티는 기초 연구용 시설이지만, K-시티는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 정부 차원에서 안전성을 검증할 시설로도 활용된다. 우리나라 도로·지형 및 교통사고 특성을 분석해 반영할 계획이다.
스마트카와 지능형교통체계(ITS) 등 교통 분야에서 선언적 의미 보안 원칙은 논의된 바 있지만, 자동차 분야 별도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자율주행차 외의 차 대 사물(V2X) 통신 보안 등 과제가 산적했지만 첫 단추를 꿴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자율주행차 보안 위협에 정부가 본격 대응하는 계기가 마련될지도 주목됐다. 앞서 미래창조과학부도 ‘사물인터넷 정보보호 로드맵 3개년 시행계획’에서 스마트카 등 교통 분야 보안가이드를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브레이크잠김방지장치(ABS)·타이어공기압경보장치(TPMS) 등 주요 안전장치 보안성 확보, 전자제어장치(ECU) 연계 시스템 취약점 정기 점검 등이 골자다.
빠듯한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향후 본과제 최대 화두다. 대규모 토목 투자가 필요한 K-시티 구축 예산을 제외한 나머지 수십억원으로 보안성 확보 등 주요 연구를 모두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M-시티 구축에 1000만달러(약 117억9000만원)가 소요된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예산이 지나치게 적다.
연구단 관계자는 “빠듯한 예산과 자율주행차에서 보안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이번 과제 하나로(자율주행차 보안에 대한) 해법을 낼 수는 없지만 주요 연구 항목에는 포함할 것”이라며 “자율주행차는 외부와 연결이 필수인 만큼 안전성 평가에서 보안을 제외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