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 책]김국광 화인클린 사장 ‘간디 평전’

삶이 고되지 않은 사람은 없지만 우리나라 중소기업 대표의 삶은 유난히 힘겹다. 내수시장은 작고 인건비는 높은데 패자부활 기회마저 희소하다. 어렵게 사업을 궤도에 올려 놓으면 대기업과 후발업체 견제가 거세진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10년 생존률은 59%에 불과하다. 같이 출발한 10개 기업중 4개는 10년이 채 안 돼 문을 닫는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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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광 화인클린 사장.

김국광 화인클린 사장은 13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10년 넘게 살아남은 59% 업체 중 하나가 됐다. 단순한 생존이 아니다. 반도체 세정, 폴리실리콘·사파이어잉곳 재활용, 발광다이오드(LED)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 받아 꾸준히 성장했다. 외부인은 안정화된 회사만 기억하지만 김 사장은 그동안 겪은 어려움을 결코 잊지 않는다. 그는 “많은 실패와 어려움에 직면했고 실의에 빠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제프리 애쉬의 ‘간디 평전’을 추천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고난이 있어도 간디가 겪은 어려움 만큼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갖은 역경 속에서도 인도 독립을 위해 헌신한 마하트마 간디의 삶을 반추하며 김 사장은 사업에 정진하곤 했다.

김 사장은 “큰 산을 겨우 올라가면 다른 봉우리가 나타나고 여기만 오르면 되겠지 싶었을 때 또 다른 봉우리가 나타나 포기하고 싶게 만드는게 사업이고 우리의 삶”이라며 “억압 속에서도 비폭력을 주장하며 오히려 바보처럼 살았던 간디의 일생에서 끝없는 도전과 인내심, 삶에 대한 용기를 배웠다”고 말했다.

이 책이 특별한 것은 ‘위인 간디’가 아닌 ‘인간 간디’에 초점을 맞췄다는 사실이다. 인간으로서 아픔을 느끼면서도 대의를 위해 묵묵히 걸어간 모습에서 간디의 위대함은 더욱 빛을 발한다.

김 사장은 “인도 독립을 위해 많은 사람을 만나고 수없이 감옥을 오갔던 간디는 가정을 제대로 돌볼 수 없었고 큰 아들은 결국 간디의 곁을 떠났다”며 “아버지로서 아픔을 느꼈지만 인도를 위해 간디는 자기 희생을 감내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은 일에 연연하면 큰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사실도 새삼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이 책을 청년뿐 아니라 자신과 비슷한 세대에게도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이와 상관 없이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본받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인도가 인도(힌두교)와 파키스탄(이슬람교)으로 분할 독립한 1947년, 간디는 78세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두 종교의 융합을 외치며 인도를 누볐다는 사실을 빼놓지 않았다.

김 사장은 “재작년 일본 전시회에서 20여년만에 재회한 일본 기업 대표와 간디의 모습이 묘하게 겹쳐졌다”며 “70대 중반 고령에도 열정적으로 업무에 매진하는 모습이 마음을 울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간디의 생애는 먼나라 한국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나에게 많은 영감을 줬다”며 “화인클린의 새로운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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