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3주년 특집] 드론으로 바뀌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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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기술로 개발된 무인기 드론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첨단 군용제품에서 레저용이나 산업용으로 사용 범위가 확대되며 일상생활부터 산업계 전반에 적용되고 있다. 일반인이 드론을 날리는 모습이나 업계 도입 소식은 일반화됐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드론

드론은 방송 영상 촬영에 도입될 당시만 해도 수천달러대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실제 카메라를 장착하기 위한 장비 비용까지 더하면 일반인이 사용하기에는 장벽이 높았다. 최근 드론은 수백달러에서 수십달러 선까지 가격을 떨어뜨려 일반 소비자에게 다가왔다.

가격을 낮춘 중국 제품이 촬영을 위한 카메라까지 기본 탑재하며 일반 시장에서 드론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유튜브 등 동영상 사이트에는 일반인이 드론으로 촬영한 항공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이베이는 지난해 3월부터 올 1월까지 판매된 드론 수가 12만70000대에 이른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 대규모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에도 다른 전자기기보다 드론 인기가 단연 압도적이었다. 미국 소비자가전협회(CEA)는 오는 2018년까지 드론 시장이 2억5000만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호주 업체도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주요 선물 품목으로 드론을 꼽고 판촉전에 나섰다. 호주 최대 가전유통업체 JB하이파이는 주주에게 보내는 서신에 올 크리스마스 시즌 가장 잘 팔릴 제품으로 아이패드나 게임기가 아닌 드론을 소개했다.

JB하이파이가 공개한 새 홀리데이 시즌 제품 카달로그에는 139호주달러 초소형 드론부터 1299호주달러 고해상도 카메라 탑재 드론까지 다양한 제품이 포함됐다. 리처드 머레이 JB하이파이 최고경영자(CEO)는 “드론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가장 인기있는 상품이 될 것”이라며 “내 아들도 크리스마스에 드론을 받기 원한다”고 전했다.

국내 대형마트 이마트가 만든 전자제품 전문매장 일렉트로마트도 가장 주목받는 제품인 드론을 앞세워 소비자 이목을 끌고 있다. 매장 내부에는 실제 드론이 떠다니고 소비자가 직접 드론을 체험할 수 있게 하는 등 드론 인기를 반영했다.

드론 인기에 특화 행사까지 등장했다. 강원도는 12일 대관령 삼양목장에서 드론 항공사진 촬영, 레이싱, 제작대회 등 ‘강원도 드론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강원정보문화진흥원 등과 합동으로 이 행사를 키워 향후 드론레저산업 육성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다.

◇드론에 러브콜 보내는 산업계

일반 레저용으로 인기를 끈 드론은 이제 산업계를 넘보고 있다. 경비보안, 건설 등 다양한 산업체는 드론이 가져올 시너지 효과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가장 먼저 드론을 사업에 투입하겠다며 개발에 시동을 건 업체는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다. 물류 창고에서 소비자 집으로 배달하는 물류 시스템에 드론을 도입해 주문 후 30분 내 배달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실제 적용 단계까지 개발이 진행돼 향후 법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곧바로 기술을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류 환경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평가된다.

드론을 이용한 인터넷 보급 사업도 한창이다. 인터넷 케이블이 닿지 않는 오지까지 인터넷을 보급하는 데 드론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구글은 인터넷 보급 사업 룬 프로젝트 일환으로 드론을 개발 중이다. 드론 기술업체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도 인수했다. 페이스북은 인터넷 보급용 드론 아퀼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회사가 개발한 드론은 보잉 737여객기 크기에 상용 비행기보다 높은 고도를 약 3개월간 비행할 수 있는 무인 항공기다. 페이스북은 곧 시험비행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드론 기술은 다양한 사업 현장에서 응용될 것으로 보인다. 히타치솔루션은 항만 등에 산적된 화물을 드론으로 촬영해 계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을 보정하고 데이터를 만들어 화물량을 알아낸다.

후지쯔는 교량 점검에 드론을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작업자가 일일이 육안으로 판단해야 했던 교량 점검 과정에 특수 제작된 드론을 투입한다. 드론에 바퀴를 탑재해 다리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안전하게 노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드론 비행환경으로부터 역으로 산업 현장을 지키기 위한 경비보안 기술 또한 개발되고 있다. 사고에 민감한 원자력 발전소 등 위험성이 높은 지역을 드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기술이다.

OKI는 음향 센서로 드론 위치를 감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주요 시설물 주변에 드론이 접근하면 이를 감지해 알리는 기술이다. 드론이 비행 중 발생시키는 고유한 회전날개 소리를 음향센서로 감지해 위치를 알아낸다. 시설물 반경 150m 내에서 작동되며 다른 비행물체와 드론 소리를 정확히 구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