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증 극복에 게임이 도움을 줄 수 있다" 강동화 서울 아산병원 교수

적당한 게임 플레이가 뇌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뇌졸중으로 인한 시야 장애 치료 등에 개임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릴지 주목된다.

강동화 서울 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지난 26일 기자와 만나 “전략전술(RTS)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뇌와 뇌를 연결하는 신경다발이 더 굵다”며 “게임이 시·지각 능력을 키우는 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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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화 서울아산병원 교수

강 교수 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신경과학저널’에 RTS 게임이 시·지각 능력을 키운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빠르게 움직이는 게임 캐릭터를 파악하고 실시간으로 명령을 해야 하는 RTS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시·지각 능력이 뛰어났다는 것이다.

시·지각 능력은 눈으로 사물을 인식하고 이들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을 통칭한다. 운동선수가 일반인보다 뛰어나다. 뇌졸중 환자는 시·지각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운전 등에 큰 불편을 겪는다.

강 교수는 건강한 20·30대 남자를 대상으로 △스타크래프트·워크래프트 등(RTS) 누적 게임 수 100회, 최근 3개월간 주당 3회, 회당 1시간 이상 게임을 한 실험군(게이머)과 △과거 게임 경험이 전혀 없고 최근 1년간 10시간 이상 게임을 한 적이 없는 실험군(비 게이머)을 나눠 뇌를 비교했다.

실험 결과, 게이머 군이 비게이머 군보다 전두엽 활성화 정도가 높았다. 사물을 인식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뒤쪽 뇌와 판단 기능을 담당하는 앞쪽 뇌로 정보를 보내는 신경다발도 게이머 군이 더 굵었다. 게임을 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뇌 활성화 정도가 높았다는 의미다.

강 교수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게임에 몰입하는 사람들의 전두엽 기능이 떨어진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적당한 게임은 뇌 기능을 활성화하는 작용이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 팀은 앞으로 게임을 활용해 뇌졸중 환자 등 시·지각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할 계획이다. 게임업체와 협력해 가정용 소프트웨어(SW) 개발에 들어갔다. 고글과 태블릿을 이용해 게임 콘텐츠로 고령자, 뇌졸중 환자 뇌 기능을 활성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선천적, 후천적으로 뇌 기능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의 장애 정도를 게임으로 개선하는 것에 도전한다.

강 교수는 “게임을 뇌 치료 등 엔터테인먼트 외에 여러 분야에 접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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