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내수·수출 쏘나타 공개 충돌실험…차별 논란 불식 초강수

차별 논란 불식...A필러, 문짝, 에어백 동등 수준 안전도 입증

현대자동차가 내수와 수출용 차량 안전도 차이를 둘러싼 고객 우려를 불식시켰다. 공개적으로 내수용과 수출용 쏘나타를 정면 충돌시켜 동등 수준 안전도를 입증했다. 앞으로도 고객 소통을 강화해 유사한 차별 논란을 적극 차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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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내수용 쏘나타(왼쪽)와 미국향 쏘나타(오른쪽)을 정면 충돌시켜 동등 수준 안전도를 입증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2일 저녁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송도도심서킷에 고객 300여명을 초청해 내수-수출용 쏘나타 충돌 실험을 했다. 이날 행사는 쏘나타 탄생 30주년 기념 자동차 극장 관람 행사 중 ‘깜짝 이벤트’로 준비했다. 초청 고객에게 사전 고지하지 않은 채 실험 조건을 통제할 수 없는 야외에서 ‘라이브’로 이뤄졌다.

실험은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한 쏘나타 2.0 터보와 한국 아산 공장에서 생산한 같은 차종을 상호 충돌시키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두 차량이 시속 56㎞ 속도로 마주보고 달리다 중간 지점에서 정면 충돌했다. 마주보며 달리는 차량이 서로 부딪혔기 때문에 실제 충돌 속도는 시속 100㎞를 훌쩍 넘는다.

두 차량 모두 전면 보닛과 엔진룸이 절반 이상 손상돼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됐다. 바닥으로 각종 오일류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A필러 뒷쪽 탑승 공간은 손상되지 않았다. A필러는 앞유리와 1열 측면유리 사이 뼈대 부분으로, 이 부분 손상 여부가 사고 시 승객 안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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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내수용 쏘나타(왼쪽)와 미국향 쏘나타(오른쪽)을 정면 충돌시켜 동등 수준 안전도를 입증했다.

A필러가 찌그러지면 사고 충격이 엔진룸을 넘어 탑승 공간까지 전달된다. 반면 A필러를 ‘지켜내면’ 충격 전달량을 최소화해 승객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두 차량은 무릎 에어백을 포함한 운전석·동승석 에어백도 모두 정상 전개됐다. 사고 시 승객 탈출에 결정적인 문짝 개폐 역시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외관 상 손상이 두 차량에서 동일하게 관찰됐다. 내수·수출 차량이 동등 수준 안전성을 갖췄음을 입증한 셈이다.

차량 내부에 탑승시킨 인체모형(더미) 상해도도 동일하게 측정됐다. 국토교통부 신차안전도평가(K-NCAP) 기준 ‘우수’ 등급을 획득할 수 있는 점수를 얻었다. 두 차량 더미 상해 점수는 16.0점으로 같았다. 머리와 목 6.0점, 흉부 6.0점, 상부다리 4.0점으로 측정됐다.

차 대 차 충돌은 공인 시험 항목이 아니어서 K-NCAP 정면충돌평가 점수를 임의 적용했다. 운전석에 남성 더미, 동승석에 여성 더미를 태워 차량 조건은 동일하게 맞췄다. 다만 K-NCAP 정면충돌 평가는 이번 실험과 달리 달려오는 차량이 아닌 고정벽에 실험차를 들이받는다.

실험에 사용한 차량은 자동차 전문 블로거 ‘마대빠더’와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가 임의 선정했다. 김 교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판매점에서, 마대빠더는 아산공장에서 실험 차를 직접 골랐다. 현대차는 영상으로 이 과정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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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내수용 쏘나타(오른쪽)와 미국향 쏘나타(왼쪽)을 정면 충돌시켜 동등 수준 안전도를 입증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현대차에 비판적 견해를 보여온 전문가여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번 실험 취지와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교수는 “이번 실험은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는 실험 조건을 통제할 수 없는, 너무 위험하고 가혹한 기획이기 때문에 사실은 하면 안 되는 실험”이라며 “현대차 자신감과 절박함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또 “A필러, 문짝, 에어백을 살펴보면 동등 수준 안전도를 입증하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행사에 참가한 고객 권 모 씨는 “현대차가 고장력 강판 비중을 높이는 등 안전에 신경을 쓴다고는 생각했지만 실제로 이런 실험을 할 줄은 몰랐다”며 “과거에 수출과 내수용 차 안전도에 차이가 있다고 느꼈지만 이날 행사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앞으로도 고객과 소통을 강화해 오해를 푸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곽진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은 “입사한 이래 오늘처럼 감격스럽고 자랑스러웠던 적이 없디.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쳐 눈물이 날 정도로 기쁘다”라며 “앞으로도 고객과 소통을 강화해 불필요한 오해를 적극적으로 해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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