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지난해 말부터 외부 모바일 개발사 지분 인수에만 약 1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PC플랫폼에 집중했던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모바일 사업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18일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외 모바일게임사 최소 5곳에 투자했다. 투자 금액은 3억원에서 60억원까지 다양하다.
지난해 말 12월 노븐에 5억원을 시작으로 1월 도톰치게임즈에 3억원, 2월 아라소판단과 바이너리에 각각 3억원, 2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모두 10인 이하 소규모 모바일 개발 스타트업이다. 기존 시장에 없는 특징을 가진 아이디어 기반 게임을 개발 중이라는 게 공통점이다.
북미지역에서는 최근 캐나다 밴쿠버 소재 디스게임스튜디오에 500만달러(약 60억원) 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디스게임스튜디오는 카밤, EA 출신 개발자들이 모여 설립한 신생 모바일 개발 스튜디오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북미 지역 모바일게임 사업 강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가 단 기간에 모바일게임 투자를 늘린 것은 이례적이다. 4월에는 투자전문가 유주동 상무를 영입해 코퍼레이션개발실을 맡겼다. 모바일 게임사 발굴이 주 임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시리즈 등 PC 플랫폼 기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주력 분야다. 올해 2분기 매출 2175억원 중 PC온라인게임 매출 비중이 90%를 넘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사업 강화에 나선 것은 시장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경쟁사로 평가되는 넥슨은 올해 2분기 매충 중 약 23%를 모바일게임에서 올렸고 넷마블게임즈는 전체 매출 가운데 90% 이상을 모바일게임에서 거뒀다. 넷마블게임즈는 모바일게임 사업이 크게 성장하며 2분기 연속 엔씨소프트를 매출에서 앞섰다.
엔씨소프트는 외부 개발사 투자 외에 △자체 개발 △IP 개방 △퍼블리싱 사업 등으로 모바일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모바일게임에서 현재 가능한 사업은 모두 시도하는 셈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리니지이터널 등 PC 플랫폼 게임에 이목이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지난해부터 모바일게임 투자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내부에서 기존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블소 모바일’ ‘아이온 레기온즈(AION Legions)’ ‘패션 스트리트’ 세 가지 모바일게임을 개발 중이다. 이 중 ‘블소 모바일’은 텐센트를 통해 8월 현재 중국 현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자회사 엔트리브는 캐주얼 모바일게임에 주력한다. PC온라인 장르에서 성공을 거뒀던 골프게임 팡야 모바일 버전 ‘팡야 모바일’ 개발을 시작했다.
넷마블게임즈가 ‘리니지2’ IP를 활용해 만드는 모바일 MMORPG ‘프로젝트S’는 내년 출시가 목표다.
엔씨소프트는 하반기부터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사업도 시작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한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2014년 12월 이후 모바일게임사 투자 현황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