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소비국 중국에서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현지 자동차 제조사들이 인포테인먼트는 물론이고 첨단 안전장치와 에너지 저감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도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 성장에 주효하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중국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 56억달러(약 6조5500억원)에서 올해 62억달러(약 7조2500억원)로 11% 성장할 것이라고 5일 전망했다.
중국은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제조국으로 성장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351만3000대를 생산해 세계에서 5.7% 생산 비중(5위)을 차지했다. 중국은 1379만대를 생산(22.5%)해 1위 생산국이 됐다. 미국 생산 점유율은 9.3%, 일본은 12.9%에 그쳤다.
중국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이 성장한 것은 현지 고유 브랜드 제조사가 빠르게 성장한 영향이 크다. 중국은 해외 자동차 제조사가 현지에 진출할 때 자국 기업과 합작하는 조건으로 시장 진입을 허가했다. 합작회사를 거쳐 축적한 기술력과 자체 개발력은 고유 브랜드 제조사들이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
현지 자동차 제조사 중에는 상하이차, 디이, 둥펑, 창안차, 비야디(BYD) 등 수십개 제조사가 경쟁한다. 현지 제조사가 생산한 독자 모델 점유율은 절반에 달한다.
중국은 자동차 고유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물론이고 전기차와 첨단 지능형 자동차도 관심이 높다. 프리스케일, ST마이크로, NXP 등 자동차용 반도체 제조사들이 중국에 투자를 늘리며 공을 들이는 이유다. 중국 정부는 자동차 부품 기업을 육성해 해외 기업 의존도를 낮춘다는 목표지만 당장 급증하는 시장은 세계적인 반도체 제조사 텃밭이다.
IHS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은 인포테인먼트와 신체 편의를 위한 전자 시스템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전력 효율성, 그린 에너지, 더 안전하고 쾌적한 운전 경험도 시장 성장에 주효했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직접분사엔진, 안전 관련 시스템 등 더 높은 성능의 반도체 수요도 높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은 프리스케일이 15.5%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강점인 마이크로컨트롤러와 프로세서, 인포테인먼트, 안전 관련 칩 매출이 늘었다. 2위는 ST마이크로(14%), 3위는 NXP반도체(12%)가 차지했다.
현지 자동차용 반도체 기업의 성장세도 빠르다. IHS는 지난해 중국 현지 칩 디자인 시장 규모가 약 15억달러(1조800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분석했다. 품질과 신뢰성이 덜 중요한 인포테인먼트, 주차보조시스템 같은 분야를 우선 공략하고 있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약 1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표. 2013년 중국 완성차 시장점유율 (단위: 만대) (자료: 마크라인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