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할 때 고려하는 건 돈이 되는지, 재미가 있는지, 뜻이 있는지다. 그리고 기업이 아닌 ‘사람’에 투자한다는 마음으로 계약서에 서명한다. 사업은 잃어도 사람은 놓치고 싶지는 않다.”
박성혁 PAG&파트너스 대표 파트너는 자신의 기업 투자 철학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삼성SDS에서 개발자로 정보기술(IT) 업계에 입문, 오랜 개발자 생활을 하다 딜로이트에서 기업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투자·컨설팅 전문가로 변신한 이력에서 내린 결론이다. ‘기업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조언만 할 뿐’이라는 철학으로 지분율 3%를 넘지 않는 것도 ‘사람에 투자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1월 스타트업·벤처기업 자립 지원을 위해 ICT 전문가 50명과 유한회사 PAG&파트너스를 공동 설립하고 올해 3월 대표 파트너를 맡아 회사를 이끌고 있다. SK텔레콤 ‘브라보 스타트업’ 명동 창업지원센터장도 맡아 10개 스타트업 운영과 자립을 위한 조언을 하고 있다. 경희사이버대 모바일융합학과 교수직도 이때 시작했다.
왕성한 활동 비결로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성격을 꼽았다. ‘재미’와 ‘잉여력’이라고 설명했다. 한번 ‘꽂힌’ 일에는 일주일에 100시간 몰입하는 비결도 “마음과 시간의 ‘잉여’를 발판삼아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실행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삼성SDS와 딜로이트 등 안정된 직장을 나와 스타트업에 뛰어들고 다양한 산업군별 종사자를 모아 특정 장소에서 자유롭게 네트워킹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버티컬 모임’을 만든 것도 다른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그것을 실행해보고 싶어서였다.
박 대표 파트너는 올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투자유치, 판로개척은 물론이고 이들의 해외진출도 구상하고 있다. 해외 액셀러레이터와 손잡고 미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현지업계와 국내 스타트업을 연결한다. 과거 대기업을 컨설팅하며 보지 못했던 작은 기업의 성장과정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이 클 수 있는 숨통을 틔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등학교 6학년, 4학년 두 딸 아빠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도 고민한다. 중학교 3학년이던 열 여섯 살에 컴퓨터를 접해 IT 개발자로 입문, 삼성SDS에서 국내 최초 SAP 서드파티 패키지 ‘S아카이브’를 개발하고 삼성전자 글로벌ERP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여러 경험을 해오며 다방면으로 시야를 넓혔기 때문이다. 높아진 안목만큼 한정된 시간을 소중히 쓰고 싶다는 마음이다.
“20대 때는 독자적으로 사업할 것이라 생각지 못했다”는 박 대표 파트너는 “앞으로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두 딸도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찾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이다. 새로운 일을 하는 건 항상 즐겁다는 믿음 때문이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