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조인트 벤처 `프릭` 기존 영상콘텐츠 유통틀 깨는 새로운 사건

아프리카TV와 미스틱엔터테인먼트가 조인트 벤처 ‘프릭’을 만들었다.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OTT)과 연예기획사가 조인트벤처를 설립한 것은 국내 첫 시도다. 연예기획사와 조합이 새로운 미디어 생산을 위한 대안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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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서로 다른 빛깔을 가진 양사 조합이다.

아프리카TV는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이다. 수백명 개인방송 창작자(BJ)가 실시간으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방송을 만들면 인터넷에서 마니아들이 즐겼다. 방송도 시청자가 참여하는 댓글에 따라 달라진다. 댓글에 따라 BJ가 자유롭게 반응하며 진행한다.

미스틱은 가수 윤종신을 축으로 김연우, 하림, 조정치, 가인, 김기방, 박혁권, 이규한 등 음악인과 배우 등 유명인 연예활동에 초점을 맞춘 기획사다. 미스틱은 방송 중심 전통 미디어에 의존해왔다. 방송 노출에 사활을 걸었다.

양사 제휴는 지상파만을 바라보던 연예기획사 패러다임 틀을 깬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오로지 TV 노출에 의존했던 연예기획사가 새 창구를 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중에게 주목받는 스타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최근 e스포츠를 비롯해, 먹방, 겜방 등 인터넷 방송으로 스타가 배출됐다. 네티즌 입소문으로 개인방송 BJ를 스타로 만들고 이들이 인터넷에서 나와 오프라인으로 침투하는 방식이다.

윤종신 미스틱 PD는 “모바일로 동영상 소비가 활발해지면서 스타 배출 창구가 다양해졌다”며 “아프리카TV는 모든 방식에서 열린 구조라는 점에서 미스틱에도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TV로서도 새로운 창작자 발굴과 스타를 만드는 통로 확보가 가능하다.

방송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가진 미스틱과 손잡으면서 프릭 소속 BJ는 제작과 유통 노하우를 확보하게 된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도 가능해진다.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는 재능 있는 BJ를 사회 각 분야로 확대해 대중적인 스타로 만들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프릭은 새로운 창작자로 구성된 색다른 조합도 시도할 계획이다.

네티즌 참여가 활발한 것도 미스틱이 아프리카TV와 손잡은 이유다. 윤종신 PD는 “기존 방송은 거대 제작사가 스텝과 연예인을 참여시켜 콘텐츠를 만들어 뿌리는 방식이라면 아프리카TV는 BJ 개인과 네티즌이 참여해 만드는 상향식 제작구조를 가진 점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모바일로 동영상 소비가 활발해지면서 지상파 방송도 틀에 박힌 콘텐츠 제작방식을 탈피하고 있지만 여전히 만들어진 방송을 시청자에게 선보이는 하향식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 한다”고 덧붙였다.

양사는 모바일에 특화된 새로운 동영상 콘텐츠 개발을 목표로 내걸었다.

신병휘 소셜커뮤니티사업본부장은 “최근 인터넷 동영상 소비는 방송에서 편집된 일부 영상을 시청자가 수십초에서 수분 보는 데 그친다”며 “유명인까지 함께 참여해 모바일에서 소비될 수 있는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동영상 유통 플랫폼도 아프리카TV만을 고집하지 않고 다변화할 예정이다.

서수길 대표는 “아프리카TV가 영어, 일어, 대만어로 이미 글로벌 서비스에 나섰지만 유통 채널을 고집하지 않겠다”며 “새로운 포맷과 장르로 모바일 중심 콘텐츠를 만들고 많은 사람에게 유통될 수 있도록 다양한 채널로 전파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