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가 지난 2011년 이후 상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발목을 잡은 정유사업이 올해는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SK이노베이션 23일 2분기 실적발표에서 연결기준 매출 12조9983억원, 영업이익 987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207.6%(6667억원) 증가했다. 분기 실적 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9528억원(7.9%) 증가했다.
정유사업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유가 상승과 안정세로 매출은 전 분기 대비 5.9% 증가한 9조514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6021억원 증가한 7547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 76%를 차지한다. 영업이익률은 7.6%다.
화학사업도 지난 2013년 3분기 이후 7분기 만에 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며 호조세를 보였다. 에틸렌, 파라자일렌, 벤젠 등 주요 제품 스프레드 강세에 따라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110.3% 늘어난 2429억원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 영업이익은 일회성 운영비 증가 등으로 전 분기 대비 31.7% 감소한 364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호조에 힘입어 SK이노베이션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5조438억원, 1조3091억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연간 영업이익 2조9595억원을 올린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이다.
전날 실적을 공개한 에쓰오일도 올해 상반기 8511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순항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613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역시 정유사업이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293.2% 늘어난 4680억원이다. 전체 영업이익 76%를 차지하고 영업이익률은 11.5%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지금까지 실적을 공개한 두 회사 상반기 영업이익은 2조1602억원으로 정유업계는 지난 5년간 가장 좋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 정유4사 영업이익은 지난 2011년 6조9000억원에서 이후 2년 연속 3조원 초반대에 머물렀다. 지난해에는 74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는 하반기 시황은 다소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사업 부문은 하반기 중국 경제성장 둔화 등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요인과 신증설 공급 물량 확대로 정제마진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화학제품 시황도 역내 생산시설 정기보수 완료에 따른 공급 증가로 제품 스프레드가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상반기는 석유, 화학사업 시황 동반 개선으로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지만 최근 정제마진이 급격히 하락하는 등 시황악화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저유가에 따른 수요 증가와 원가 절감 성과가 하반기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사 최근 4년 실적(단위: 억원)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