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연일 상승하며 1150원선을 위협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연말 1200원대 진입까지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리스 사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중국 리스크 진정에 이어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연내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하면서 달러화는 강세를, 원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도 지난달 원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해외 투자 활성화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강한 원화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어 환율 상승을 막을 이유가 없다. 환율이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이를 억제하려는 목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기보다 환율 상승을 용인하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업계는 3분기 끝 무렵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정책금리 인상 이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자만 전반적으로는 강한 달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환율은 3분기와 연말에 각각 1170원과 1200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원/달러 환율 상승은 최소한 미국 금리인상 이벤트 이전까지 지속될 것으로 다만 미국 정책금리 인상 이후인 내년 상반기 원/달러 환율 방향성과 수준은 고민이 필요하다”며 “환율의 추가 상승, 즉 1200원대 진입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화 강세 요인도 남아 있다. 올해 경상흑자가 1000억달러가량 될 것으로 전망되고 외환 건전성이 양호하다는 것 등이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비록 원화 약세가 수출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엔화 등 주요 통화 움직임에 비해 원화 변동폭이 확대되었다는 점은 심리적으로 거슬리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하반기로 갈수록 원화 강세 요인보다 약세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단행 후부터 국제 금융시장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고 원화표시 자산 보유 욕구도 낮아질 수 있으며 정부 ‘해외 투자 활성화대책’으로 자본계정에서 달러화 해외 유출이 늘어날 가능성 등이 원/달러 환율에 더 많이 반영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원/엔 환율과 관련해 박상현 연구원은 “달러화가 강해지면 엔화 추가 약세는 불가피하겠지만 이전과 달리 엔화 약세 폭보다 원화 약세 폭이 더 큰 폭으로 나타날 수 있어 원/엔 환율은 상승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며 “원/달러 및 원/엔 환율의 동반 상승효과가 4분기부터 국내 수출 경기는 물론이고 기업 이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