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일명 ‘데일리 판타지 스포츠’ 스타트업이 뜨고 있다. 업계 선두 두 곳이 모두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유니콘’ 대열에 합류했다.

판타지 스포츠는 미국의 느슨한 온라인 도박 규제를 활용한 온라인 스포츠 도박 일종이다.
데일리 판타지 스포츠 스타트업 두 곳이 잇따른 투자 유치로 모두 몸값 10억달러(1조1403억원)를 넘어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5일 보도했다.
업계 1위인 판듀엘(Panduel)은 최근 2억7500만달러 투자를 유치해 몸값 12억7500만달러(약 1조4539억원)를 기록했다. 사모펀드업체 KKR이 투자를 이끌었고 구글캐피탈, 타임워너인베스트먼트 등 업체도 참여했다. 내셔널풋볼리그(NFL)와 국제야구협회(NBA) 팀 구단주도 동참했다.
2위 드래프트킹스(DraftKings)는 1억2600만달러(약 1437억원)를 투자받은 데 이어 현재 시리즈D 라운딩을 진행 중이다. 현재 사전평가된 기업가치는 10억달러다.
판타지 스포츠는 도박으로 분류되는 포커, 스포츠 베팅과 달리 사용자가 실제 선수를 선택해 이들 선수 경기 실적에 따라 점수를 획득한다. 소비자가 내기에 걸 판돈 금액을 정하면 팀을 구성할 선수를 영입하는 데 쓰이는 가상 통화를 받는다. 소비자는 가상 구단주가 돼 사용자끼리 팀 성적을 겨룬다. 시즌 기간이 끝나면 가장 높은 실적을 거둔 사용자에게 실제 경기에서처럼 상금을 제공하기도 한다.
미국에선 프로야구(MLB)·농구(NBA)·풋볼(NFL)·하키(NHL)나 심지어 자동차 경주, 골프 등 다양한 스포츠에서 이같은 게임이 유행 중이다. 야후, 월트디즈니, ESPN, CBS스포츠 등이 초기 시즌에만 이같은 게임 서비스를 제공해 대중화를 이끌어냈다.
최근 들어서는 시즌 기간이 아닌 매일매일 열리는 경기를 즐길 수 있는 ‘데일리 판타지 스포츠’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스타트업은 이 분야에서 강세다. 고객은 게임 입장 때마다 ‘입장료’ 형태 금액을 지불한다. 평균 사용자 지출액은 게임 입장시 판듀엘이 판당 7달러, 드래프트킹스는 10달러다. 양사 모두 5000달러 이상 판돈을 걸면 무료 입장을 제공한다.
신규 고객 유치, 광고 수익 등을 꾀할 수 있어 관련 업계로부터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판듀엘은 새로운 고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건으로 몇몇 프로팀과 스포츠 네트워크사와 독점 게임 진행 계약을 맺었다. 지난달 ESPN은 드래프트킹스와 2016년 주요 스포츠 네트워크 및 온라인 등록시 광고를 양사끼리만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판듀엘 이사회 멤버이자 KKR 임원인 테드 오버웨거는 “데일리 판타지 스포츠 플레이어들은 게임을 하지 않는 팬들보다 두 배 이상 TV 스포츠 게임을 즐겨보기 때문에 잠재적 스포츠 팬들을 접촉할 수 있는 ‘완벽한 두 번째 스크린’”이라며 “향후 광고 매출 사업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젤 에클레스 판듀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로 마케팅, 광고, 고용 및 제품 개발을 강화할 것”이라며 “오프라인 게임과 비슷한 스타디움을 만들어 판듀엘에서 게임 승자와 파워 유저에게 새로운 ‘팬 경험’을 가져다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데일리 판타지 스포츠 스타트업이 각광을 받으면서 야후도 최근 시장에 진입했다. 야후는 기존 시즌별 판타지 스포츠 모바일 앱 개선 버전에서 데일리 판타지 스포츠를 추가하고 플레이어로부터 참가비 약 10%를 수수료로 책정했다.
한편 판타지스포츠협회에 따르면 올해 북미지역에서 이를 즐기는 이용자 수는 5680만명, 작년에는 4150만명으로 파악된다. 이들이 쓰는 게임비용은 1인당 연평균 465달러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