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7월 17일, 미국의 아폴로 18호와 구소련의 소유즈 19호가 대서양 상공에서 역사적인 도킹에 성공했다.
당시 적대 관계인 두 나라가 우주에서 공동 실험을 한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끈 사건이었다. 양국은 미래에 우주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대비해 상호 구조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추진됐다. 양국은 도킹 실험을 ‘아폴로-소유즈 실험계획(Apollo-Soyuz test project)’이라고 이름 붙였다.
앞서 양국은 1972년 5월 미국 닉슨 대통령이 소련을 방문해 우주공간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 협력키로 합의하고, 그 일환으로 도킹 시험을 추진했다.
75년 7월 15일 소유즈 우주선이 먼저 발사됐고, 7시간 뒤에 아폴로 우주선이 우주로 향했다. 소유즈에는 2명의 우주인이, 아폴로에는 3명의 우주인이 탑승했다. 궤도를 돌던 두 우주선은 17일 도킹을 시도했다. 대기하고 있는 소유즈호에 아폴로가 다가가 도킹에 성공했다.
도킹 3시간 후 미국 우주인들이 해치를 열고 소유즈로 옮겨 탔다. 양국 우주인들은 지상에서 도킹 훈련을 하며 익숙한 사이였다. 우주에서 다시 만나 기념품과 씨앗 등을 교환했다. 이후 우주선을 서로 옮겨 탑승했고, 각종 실험을 공동으로 진행했다.
두 우주선은 도킹 3일째인 19일에 모든 실험을 마치고, 각자의 궤도로 돌아갔다. 이어 소유tm가 21일에 먼저 귀환하고, 아폴로도 24일에 무사히 지구로 돌아왔다.
당시 양국 정상이 밝힌 도킹 실험의 의의는 우주 공간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유사시를 대비하고, 미래 공동의 평화적 우주개발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양국 모두 상대방 우주 기술을 파악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도킹실험을 함으로써 양국이 우주에서만큼은 평화적인 협력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고, 향후 국제 우주정거장 프로그램을 손잡고 추진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