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증권이 대형 투자은행으로 변신을 서두른다.
메리츠종금증권(대표 최희문)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대형 IB) 진출을 위해 534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증자 이후 자기자본은 1조6000억원을 웃돌아 기업 신용공여와 전담중개 등 종합적인 기업금융 업무를 할 수 있는 요건에 한 발짝 다가선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최근 아이엠투자증권 합병과 이번 증자만으로도 종금업 라이선스가 만료되는 2020년까지 대형 IB 자격 취득이 가능하게 된다. 매년 수천억원에 달하는 이익 달성으로 대형 IB 진입을 위한 자기자본 요건을 기한 내 맞춰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메리츠종금증권은 144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세후자기자본이익률(ROE)은 16.2%,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672억원, 연환산 세후ROE 25.2%를 각각 기록하면서 높은 수익성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시가총액도 2조7000억원대로 늘어 자기자본 3조원대인 경쟁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등 업계 5위권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증자는 내년부터 시작되는 감독당국의 재무건전성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효과도 있다. 증권사에 대한 레버리지비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규제와 새로운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체계가 내년 1월 본격화한다. 일부 증권사는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수익성 낮은 자산을 줄이는 방식으로 비율 맞추기에 나서는데 반해 메리츠는 수익성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기자본을 확충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회사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증권은 기업대출 업무가 가능한 대형 IB 진입이란 중장기 목표에 따라 아이엠을 인수하고, 이번 증자를 순차적으로 진행했다”며 “그 결과 NCR와 레버리지비율이 개선되면서 10조원 규모의 투자 여력이 새로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번 증자는 보통주 1억1800만주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으로 발행예정가는 4530원이며 신주가격은 8월 18일 확정된다. 기존 주식 1주당 0.281주, 우리사주조합에 20% 물량이 우선 배정된다. 배정기준일은 7월 17일이고 청약은 8월 20·21일 이틀간 진행된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