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계속해 기존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셰일오일 생산 효율은 더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신문은 미국 셰일오일 생산성이 높아지며 원유 공급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원유 공급과잉 현상은 당분간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영국 석유업체 BP는 지난해 미국이 39년 만에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국가별 산유량 1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전체 생산량 중 60%가 지하 셰일층에서 특수 기술을 사용해 원유를 뽑는 셰일오일로 조사됐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은 이달 미국 원유생산량이 하루 평균 958만배럴 수준이라고 밝혔다. 지난 통계와 비교하면 1983년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셰일오일에 대한 기대감이 계속 커지며 생산량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투자사 골드만삭스는 셰일오일 생산량이 적어도 하루 평균 25만배럴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다.
셰일오일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는 생산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정 한 곳에서 생산되는 셰일오일 양은 증가 추세다. 최근 미국에서 가동되고 있는 시추설비 수는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10월보다 60% 가량 줄었다. 그럼에도 높은 셰일오일 생산량은 생산성이 크게 향상 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셰일오일 업체 EOG리소시스는 시추에 중요한 공정에 드는 비용을 유정 한 곳당 800만달러로 전년보다 약 14% 낮췄다. 시추에 걸리는 시간도 지난 2012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빨라졌다. 지질분석 능력과 시추 기술 혁신 덕분이다.
윌리엄 토마스 EOG리소시스 최고경영자(CEO)는 “유가가 배럴당 95달러 수준이던 3년 전보다 최근 유가는 60달러대로 크게 낮아졌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높다”고 설명했다.
원유 공급 과잉 현상은 셰일오일 기업 생산성이 늘어나며 더 심화될 전망이다. 미국은 셰일오일을 수출하지 않지만 미국 내에서 공급이 늘어나며 중동 국가에서 수입하는 원유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EIA 통계에 따르면 올해 원유를 포함한 세계 액체 자원 공급량은 하루 평균 194만배럴 수요량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달 기준 지난 3월 대비 약 40% 오른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가격은 셰일 기업이 생산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존 크리스토맨 미국 아파치 CEO는 “원유 가격이 회복되는 속도가 기대 이상으로 지금까지 중단했던 셰일오일 추가 개발을 재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