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결국 표절 인정 "우국 읽은 적 없지만 나도 내 기억 믿을 수 없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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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출처 sbs 힐링캠프 방송 캡처

신경숙

소설가 신경숙이 표절 논란으로 화제인 가운데 단편 `전설`(1996년 작) 표절 논란에 대해 잘못을 인정했다.

신경숙은 23일 공개된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문제가 된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의 문장과 `전설`의 문장을 여러 차례 대조해 본 결과, 표절이란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리 기억을 뒤져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15년 전인 지난 2000년 정문순 문학평론가가 이미 `전설`과 `우국`이 비슷하다는 문제 제기를 했는데도 대응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2000년에 그런 글이 실렸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내가 읽지도 않은 작품(`우국`)을 갖고 그럴(표절할) 리가 있나, 생각했기 때문에 읽지 않았다"며 "그때 읽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신경숙은 소설가 이응준이 16일 다시 표절 의혹을 제기했을 때 출판사 창비에 "`우국`을 읽어본 적도 없다"며 대응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오래전에 한 번 겪은 일이어서 15년 전과 같은 생각으로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며 "나에 대한 비판의 글은 감당할 자신이 없어 많이 읽지 않았고 못 읽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문제를 제기한 문학인을 비롯해 제 주변의 모든 분들, 무엇보다 제 소설을 읽었던 많은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모든 게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제 탓"이라고 사과했다.

신경숙은 또 "출판사와 상의해 `전설`을 작품집에서 빼겠다"며 "문학상 심사위원을 비롯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숙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작품 활동은 계속 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경숙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임기응변식 절필 선언은 할 수 없다. 나에게 문학은 목숨과 같은 것이어서 글쓰기를 그친다면 살아도 살아있는 게 아니다"라며 "원고를 써서 항아리에 묻더라도, 문학이란 땅에서 넘어졌으니 그 땅을 짚고 일어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경숙 소식에 누리꾼들은 "신경숙, 인정 했구나" "신경숙, 앞으로는 좋은 글 많이 써주길" "신경숙, 팬인데 안타깝네" 등 반응을 보였다.


김현이 기자 lif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