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멈춘 충북 청주 리튬이온 이차전지 분리막(LiBS) 생산라인을 9개월 만에 재가동한다. 전기차 등에 쓰이는 중대형 이차전지 수요가 늘어나면서 해외 고객사 공급 물량을 맞추기 위해서다. 내년 국내외 LiBS 시장 성장세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SK이노베이션 LiBS사업도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
22일 SK이노베이션은 다음달 초 충북 청주 LiBS 생산라인을 재가동한다고 밝혔다. 최근 해외 이차전자 제조사로부터 LiBS 주문과 계약이 잇따르면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조치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재가동하는 청주 생산라인 규모는 연산 7000만㎡다. 전기차 23만대분 이차전지에 들어갈 수 있는 양이다. 공장 재가동 시점부터 가동률을 100%로 끌어올린다.
◇車배터리·이차전지 소재까지 보폭 넓혀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현재 연간 생산량 3배 물량을 유럽 메이저 자동차회사에 공급하기로 계약했다고 밝혔다. 7월부터 이와는 또 다른 국가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배터리에서 이차전지 소재까지 전지 관련 납품이 확장세에 들어간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청주와 충북 증평에 LiBS 생산라인을 뒀다.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생산능력을 조기에 키운 것이 발목을 잡아 지난해 10월 청주 생산라인은 가동을 중단했다. 지금까지 연산 1억8000만㎡ 증평 생산라인을 메인으로 글로벌 수요에 대처해 왔다.
유럽과 일본 등에 빠르게 퍼지고 있는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보급 추세가 다시 LiBS 생산을 늘려야하는 ‘타이밍’과 맞아떨어졌다.
◇내년 LiBS시장 성장 낙관적
최근 전기차 등에 들어가는 중대형 이차전지 수요 증가로 분리막 사업 본격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04년 국내에서 처음, 세계 세 번째로 분리막 원천기술과 상용공정 설계·설치·운전 등 전체기술을 독자 개발해 2005년 상업생산에 들어갔다.
올해 LiBS 시장 점유율은 18% 수준으로 일본 아사히카세이(24%)에 이어 세계 2위다. 시장분석 업체 B3는 LiBS시장이 2020년까지 연평균 약 17% 고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IT용 수요는 연간 9%, 전기차용 중대형 전지 LIBS 수요는 연간 29%까지 급속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LiBS 세계시장은 2010년 기준 7000억원, 국내 시장은 2200억원 규모다. 앞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와 스마트그리드 등 에너지저장장치로 사용이 본격화되면 2020년 3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일부 2017년부터 LiBS 공급 부족(숏티지)까지 우려하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증산도 시점상 향후 3~4년가량 시장공급에서 수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청주 공장 가동으로 LiBS 총생산량이 2억5000만㎡로 높아지고, 전량 판매 기준으로 올해 세계 수요 약 20% 이상을 책임지게 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LiBS 생산업계에선 최근 실제 수요가 많이 늘어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난해 60%에 불과했던 글로벌 LiBS 설비 가동률이 이달 기준 70%에 육박하면서 상위 업체에 수혜가 집중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리튬배터리용 분리막(LiBS, Lithium-ion Battery Separator)=배터리 양극과 음극을 분리해 안정성을 유지하는 핵심 소재다. 충·방전할 때 미세공극을 통해 리튬이온을 투과시켜 전지 성능을 형성하는 고분자 필름이다. 리튬전지 산업은 우리나라가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소재분야는 해외 의존도가 높다. 분리막 국산화 이전엔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해 전지산업 독자적 성장에 한계가 많았다.
표/2014년·현재 세계 LiBS 시장 점유율
자료: B3 *전세계 수요 6.5억㎡
자료:B3 *2015년 2월, 아사히가 셀가드 모회사 폴리포어 인수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