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내 물질이 혈관에서 조직으로 흡수되는 혈관 투과성 정도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원장 신용현)은 나노바이오측정센터와 김정훈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이 뇌질환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약물 효과를 실시간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6월호에 게재됐다.
치매나 뇌졸중, 뇌종양 등 뇌와 관련한 질환은 혈관 투과성이 증가하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혈관 투과성을 감소시킬 약물을 개발해 왔다. 하지만 감소여부를 평가할 방법이 없어 치료약 개발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연구진은 혈관을 구성하는 혈관내피 세포의 정전용량(전하저장 물리량 크기)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혈관투과성 감소여부를 실시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금 나노기판 안에 인위적으로 혈관투과성을 높인 혈관내피세포를 만들고 전류를 흘려보내 세포가 가지는 정전용량을 측정했다. 이어 기판 안에 뇌질환 치료 약물을 넣고 재측정하는 식으로 시간대별 변하는 세포 정전용량을 확인했다.
기존에는 세포막을 구성하는 단백질에 형광물질로 표시한 후, 약물로 인한 세포막 변화를 형광현미경으로 관찰했다. 이 방식은 약물 투입 후 2~3일 뒤 세포 변화를 단순히 눈으로 확인하는 수준이다.
이태걸 나노바이오측정센터장은 “기판 16개에 각각 세포를 동시 배양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약물 효과에 대한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며 “향후 기판 수를 늘려 판별속도를 더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