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교 정상화 50년 간 양국 산업협력이 수직에서 수평적 분업 형태로 전환됐다. 산업협력 분야는 ‘정경분리’에 입각해 상호 윈윈하는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산업연구원(KIET)은 17일 ‘한·일 산업협력 패턴 변화와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양국 산업협력 확대를 위해 정치와 경제를 분리하는 투트랙 전략 아래 호혜적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IET는 한국과 일본이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4단계 산업협력 시기를 지나왔다고 분석했다. 1980년까지는 ‘맹아기’로 한국의 일본 의존도가 높았다. 이후 1998년까지는 ‘성장기’로 한일 기술협력과 경제교류가 구체화됐다. 이때까지는 양국 기술·경제 차로 인해 일방·수직·의존적 관계에 머물렀다.
‘발전기’에 해당하는 1998~2007년은 일방적 교류를 벗어나 양국 기업 간 전략적 제휴가 본격화됐다. 2008년 이후 현재까지는 ‘성숙기’로 수평적 분업 단계로 변모했다. 자동차부품·무선통신기기 등에서 대일 무역흑자가 실현됐다.
한·일 산업 무역 가운데 수직적 분업은 2000년 33.4%에서 2012년 31.0%로 낮아졌다. 수평적 분업은 같은 기간 14.4%에서 28.8%로 두 배 증가했다.
과제도 남아있다. 소재부품 대일 적자가 지속됐다. 소재부품 적자 규모는 감소했지만 열세가 여전하다. 전체 교역에서 우리의 대 일 수출입이 2012년 이후 줄어드는 ‘축소 균형’ 현상이 나타난 것도 문제다.
KIET는 경제 부분만 놓고 보면 한·일은 상호 윈윈하는 관계로 규정했다. 양국 정부와 민간 인적채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제조업 중심에서 통상·금융·에너지 등으로 협력 분야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KIET는 일본의 한국 투자를 유치하면서 엔화 약세의 긍정적 측면을 활용해 우리의 일본 투자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표]한국의 대 일본 분업구조 변화 (단위: %)
자료:산업연구원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