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플렉시블 DP 시대, 꽃피는 후방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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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었다 펼침 20만번, 곡률반경 1㎜, 두께 0.5㎜’

삼성전자가 보유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하드웨어 규격이다. 상용화 수준에 이르려면 좀 더 높은 수준의 하드웨어를 구현해야 한다. 소재·부품·장비 등 후방 산업이 중요한 이유다.

엣지 디스플레이 이후에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본격적으로 채택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전자 디스플레이·터치스크린패널(TSP) 관련 협력사들은 내년 플렉시블 시장에 대비해 설비투자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장비·소재 등 관련 업체 수혜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장비를 공급하는 협력사가 수혜 1순위다. 테라세미콘·AP시스템·비아트론 등 장비 업체다. 특히 테라세미콘은 지난 5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420억원 규모 OLED 제조장비를 수주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로 지난해 연 매출 59%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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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테크닉스·한솔케미칼·미래나노텍 등 소재 관련 업체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시대에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카메라모듈·주기판(HDI)·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을 공급하는 삼성전기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적용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할 갤럭시S7에는 평판 디스플레이 대신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주력 모델로 탑재하고, 내년 하반기 출시될 갤럭시노트6에는 반으로 접히는 폴더블 스마트폰도 일부 라인업에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폴더블 제품은 두 개 이상 화면을 탑재해 생산능력을 기존보다 두 배 이상 늘려야 한다. 후방산업 수혜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최종 단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4년 라스베이거스가전쇼(CES) 행사에서 VIP 비공개 자리에서 두루마리처럼 말았다가 펼 수 있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처음 선보였다. 필름 수준의 폴리이미드(PI) 기판을 사용해 종이처럼 얇고, 접었다 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터치스크린패널(TSP)은 단층 방식 메탈메시 소재를 사용했다. 향후 메탈메시 소재 업체들의 수혜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접히는 디스플레이는 ITO를 사용할 수 없어 휘어지는 물성이 보장되는 메탈메시 소재를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ITO는 구부려진 면에서 저항 값이 급격하게 상승해 도전성이 약해지는 데다 쉽게 깨진다. 단층 TSP를 적용한 것도 두 개 층 센서를 사용하면 접을 때 센서 층 사이에 단절이 생길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