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 외신을 타고 날아든 희소식이 ‘휴보 로봇 우승’이다.
오준호 KAIST 교수가 만든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휴보’는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주최한 로봇공학챌린지(DRC) 대회에서 미국, 일본, 독일 로봇을 제치고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우리보다 수십년 일찍 로봇을 연구한 선진국을 따돌려 뿌듯하다.
DRC를 주최한 DARPA는 미국 국방부 산하기관으로 1958년 만들어졌다. 소련이 1957년 스푸트니크 위성을 발사하자 미 정부가 이에 자극을 받아 설립했다. 소재지는 알링턴이다. 220명 정도가 근무하는데 연간 사용 예산은 3조 2000억원이다.
DARPA는 인터넷 원형 ‘아르파넷(ARPANET)’을 비롯해 레이더에 걸리지 않는 스텔스 비행기, 위성항법장치(GPS) 등 여러 혁신 제품을 개발했다. 세계 어느 나라 언어로라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무제한 번역기와 극초음속 비행체 등 50개가 넘는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DARPA가 깜짝 놀랄 제품을 잇달아 내놓을 있는 것은 ‘혁신’과 ‘도전’이라는 두 무기로 무장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국방과학연구소가 DARPA와 유사한 국방고등기술원을 만들었다. 하지만 예산이나 연구원, 개발 프로젝트 모두가 아직 열악하다. 연구개발(R&D)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시행착오와 실패는 불가피하다.
국방고등기술원은 민간 신기술과 아이디어, 인재 등을 국방 R&D에 활용하는 개방형 조직이다. 지척에 있는 대덕연구개발특구는 천군만마다. 제대로 활용한다면 민군 기술협력 시너지 효과는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국방고등기술원 도약을 기대한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