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산업 기술리더를 찾아서]<2>시티이텍 “변성기 기술·신뢰성 높여 원전에도 공급”

성장세가 꺾인 것처럼 보이지만 전기산업도 기술개발과 혁신이 뒷받침되면 사업영역을 굳건히 지키고 오히려 더 넓게 확장할 수 있다. 비결은 누구도 가지 않는 길을 뚫는 차별화다.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내수시장 환경을 한탄만 하고 있을게 아니라 기술로 돌파한다. 신흥국 전력망 업그레이드가 본격화되면 기회는 더 크게 다가올 것이다.

시티이텍(대표 이성하)은 주력인 전력계통 운영시스템에 전압과 전류값을 측정하는 고정밀 변성기 기술고도화로 꾸준히 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독보적 전력제어 기술을 앞세워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간다.

Photo Image

이 회사는 우리나라 변성기업계 신흥강자로 꼽힌다. 지난해 글로벌 선도기업과 맞먹는 유입식 계기용변압변류기(MOF)를 새로 개발한데 이어 최근 우리나라 변성기업계 최초로 원자력발전 분야에 진출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1E 클래스 기기검증까지 완료해 지난해 신고리 3·4호기에 변성기를 납품했다. 오랜 한국전력용 변류기 생산 경험을 토대로 선박용 변류기를 포함한 다양한 고압차단용과 변압기용 붓싱형 변류기(BCT) 기술을 한발 앞서 확보한 것이 힘을 발휘했다.

시티이텍의 차별화된 기술은 대부분 부설연구소에서 나온다. 시티이텍은 지난 2007년 부설연구소를 세워 기술 연구개발에 집중했다.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왔던 여자전압 특성시험 시스템을 개발했고 ‘에어갭(Air-gap)’을 이용한 과도 특성·잔류자속을 제한하는 고속도 차단기용 변류기까지 개발하며 중전기기 국산화를 이끌었다.

지난해 4억원 규모 자체 예산을 투입해 ‘변성기 장기 신뢰성 시험센터’를 열었다. 0.005% 변성기 정밀도 기술을 보유했음에도 5G(중력가속도) 진동과 229㎸ 개폐 서지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신뢰성을 높였다. 제품 신뢰성을 높이고자 표준조차 없는 독자 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이성하 시티이텍 사장은 “변성기는 초고압 전류와 전압을 측정하는 초정밀 설비로 단순 측정뿐만 아니라 고장 유무까지 판단하는 기술”이라며 “대규모 배전반, 변전소부터 최근에는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나 신재생에너지분야까지 널리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약 2년에 걸쳐 연구개발과 품질개선에 주력한 결과 업계 처음으로 원전분야에도 진출한 데 이어 선박 등 특수용 시장으로 확대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근엔 활선 상태에서 고전압과 전류를 측정하는 휴대형 장치도 개발했다. 13.2㎸ 특고압 전기가 흐르는 가공전선로에서 전압과 전류를 각각 간편하게 측정할 수 있는 계측장비로 외산 장비보다 정밀도를 최소 갑절 이상 높였다. 이 측정 장치는 정격전압(13.2㎸) 80~120%까지 0.5% 정밀도로 전압을 측정할 수 있다. 고압 단자와 접지 단자로 구성돼 있으며 측정된 전압은 LCD 화면으로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변성기 기술을 활용한 송전선로용 등기구를 개발한 것도 주목받았다. 시티이텍은 변성기 기술을 이용해 송전선에서 필요한 최소 전기만 얻어 동작하는 등기구를 만들어 냈다. 이 등기구를 한전과 시범사업을 진행한 뒤 항공 장애 표시분야 등에 하반기부터 공급할 계획이다.

이성하 사장은 “전력설비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국산품 대체 시장도, ICT를 이용한 신규시장도 얼마든지 존재한다”며 “원전이나 선박 등 특수시장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마이크로그리드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