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의 대표 성과물은 광음향 영상 기술(PAM)이다. 광학영상과 초음파영상을 결합했다.
PAM은 초음파와 방식은 같지만 음파 대신 레이저, 즉 빛을 인체에 투사한다. 빛이 자극한 세포가 초음파를 방출하면 이를 이용해 3D 영상을 만드는 원리다. 부위별로 색깔이 달라 암이나 종양은 눈에 쉽게 띈다. 초음파 진단장비처럼 인체 내부를 실시간으로 들여다보면서 암을 판별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포스텍은 장비 개발을 끝내고 국내 한 대형 병원과 임상 실험을 준비 중이다. 세계적으로도 아직 상용화한 사례가 없을 정도로 기술 개발 속도가 빠르다. 원천기술 확보가 머지않았다.
PAM은 자기공명영상(MRI)보다 이미지 스캔 시간이 획기적으로 빠르고 가격 면에서도 매우 저렴하다는 게 포스텍 측 설명이다. 방사능 노출 우려가 있는 컴퓨터 단층(CT) 촬영과 달리 인체에 무해하다. 신체 내부 8㎝ 이상을 들여다 볼 수 있어 초기 유방암이나 전립선암을 관찰하는 데도 유용하다. 내시경 장치와 연결해 장기 내부의 미세한 초기 종양과 혈관 조직을 빠르게 검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PAM은 지금까지 나온 대부분의 의료 영상진단 기술과는 달리 생체 조직을 이온화하지 않는 비 침습진단 기술이다. 빛을 이용하기 때문에 안전하고 휴대할 수도 있어 차세대 고분해능 의료영상 기술로 일부 선진국에서 앞다퉈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포스텍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제품 개발로 수입대체 효과와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지수 포스텍 박사과정
“개발한 광음향 영상 장비를 좀 더 보완해 실제 암 진단에 사용하도록 제품을 만들어내야죠.”
포스텍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지수 씨는 광음향 영상 장비 개발에 올인했다. 명품인재 양성사업 진행 과정에서 우연히 알게 된 PAM이 인생 행로를 바꿔놓았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게 도움이 됐다.
김 씨는 “정부와 민간 지원으로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데다 교수, 학생들과 팀을 이뤄 시너지를 낸다”며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PAM은 조직 검사 없이도 암 진단이 가능해 조기에 암 발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조기 진단에 따른 치료 효과도 높아질 것이다. 기존 CT나 MRI와 달리 검사 시간이 빠르고 비용도 저렴하다. 조직 검사를 하지 않고도 암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PAM만으로는 건강한 조직과 암 초기 단계 조직을 오차 없이 정확하게 구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특정 암세포에 표적되는 DNA 나노 구조물로 이루어진 조영제를 이용해 정상세포와 병변 세포를 검출해낼 수 있는 광음향 분자영상 시스템 개발이 목표인 이유다. 한마디로 정밀도를 높인 기술이다.
김 씨는 “현재 국내 의료기기는 대부분 해외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며 “아직 해외에서도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PAM 장비 개발만 서두르면 진단에 비싼 돈을 들이지 않아도 돼 결국 국민이 보다 나은 의료 서비스를 받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