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2500여개 기업 올해 설비투자 규모가 157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15%가량 늘어난 수치다.
KDB산업은행은 올해 제조·비제조 부문 2500여개 기업 설비투자 규모를 조사한 결과 157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투자실적 136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14.9% 많아진 액수다.
KDB산은은 설비투자가 늘어난 원인으로 현대차그룹 한전부지 투자 등 일시적 성격 투자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일시적 투자분을 제외하면 올 투자계획은 146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7.2% 증가에 그친다.
일시적 요인으로 올해 설비투자 계획이 두자리 수 증가율을 보였지만 경기 불확실성 등 영향으로 중소기업이나 철강, 석유정제 같은 일부 전통 주력사업 분야에서 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분석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격차도 커졌다. 대기업 설비투자는 16.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중소기업은 11.0% 감소해 지난해(6.0% 감소)보다 감소폭을 키울 것으로 예상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18.3% 증가할 전망이지만 현대차그룹 한전 부지 투자를 제외하면 3.8% 증가에 그친다. 전기·가스, 건설, 운수 등 비제조업 부문은 11.0%가량 고른 증가세를 예상했다.
투자자산 부문에서는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대와 대기업 대규모 프로젝트에 힘입어 토지·건물 투자가 26.1% 늘어난 49조원에 달할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자금 조달 방법으로는 내부자금 이용 비율이 지난해 68.9%에서 올해 71.5%로 높아졌다.
투자 성향은 공격적이고 선제적 투자보다는 수익성 중심 보수적 투자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해용 산업은행 심사평가부문 부행장은 “올해 전반적 설비투자 확대가 예상되나 경제 불확실성 등 투자 제약요인도 상존한다”며 “기업과의 공동투자 확대 및 유망 중소기업 발굴 등으로 설비투자 자금이 적기에 집행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