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페루 천연가스 수송법인 TgP 참여 지분 전량을 내다팔고 비핵심자산 정리에 속도를 냈다. 정철길 사장 취임 이후 포항물류센터 부지 매각을 시작으로 잇단 자산정리로 3000억원이 넘는 실탄을 확보했다.
SK이노베이션은 3일 TgP 참여 지분 11.19% 전량을 스페인 에너지 전문기업 에나가스와 페루 소재 투자전문기업인 CFI 캐나다 자회사인 하바네라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매각 대금은 2억5100만달러(약 2780억원)다. SK이노베이션은 두 회사와 각각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에나가스와 CFI는 TgP 기존 주주로 각각 3.94%, 7.25% 지분을 추가로 확보했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SK이노베이션 TgP 보유 지분 순자산가치·장부가치는 529억원으로 이번 매각으로 2000억원을 웃도는 차익을 남겼다. TgP는 페루 유개발광구인 56, 88 광구에서 생산한 천연가스와 천연가스액(NGL)을 각각 리마와 서부 해안 피스코 소재 정유공장까지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자원개발 분야에서 광구를 핵심자산으로 묶어두고 있어 파이프라인을 운영하는 TgP는 비핵심자산으로 분류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00년 페루 88광구에 지분 참여했고, 생산한 천연가스 수송을 위해 설립한 TgP 지분도 확보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들어 비핵심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최근 “비핵심자산은 매각하고, 핵심자산은 강화하는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착수했다”며 “주력 사업과 동떨어진 자산은 매각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SK종합화학 자회사 SK유화 지분을 전량 SK케미칼에 매각한 데 이어 올해 포항물류센터 부지를 40억원에 매각했다. SK인천석유화학 유휴부지(최소 입찰금액 200억원)와 인천물류센터 부지(최소입찰금액 208억원) 매각을 추진 중이다. 지난 1분기 일본 타이요오일 지분도 92억원에 팔았다. TgP 지분 매각 대금을 합하면 3000억원이 넘는 비핵심 자산을 정리했다. 마련한 실탄은 1분기 기준 6조8000억원에 달하는 순차입금을 줄이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 김기태 E&P 사장은 “TgP 지분 매각은 석유개발사업 확대를 위해 SK이노베이션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작업 일환”으로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올해 비핵심자산 매각 내역
자료:SK이노베이션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