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이 조명 기술로 미래 먹거리를 찾는다. 사이클론 청소기, 날개 없는 선풍기 같은 혁신 제품으로 세계 시장을 이끌었다면, 앞으로는 조명 기술과 타 기능을 융합한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의 장남 ‘제이크 다이슨’은 ‘조명 플러스’를 강조했다.
다이슨 창업주 제임스 다이슨, 70세를 앞두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가족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올해 40대 장남 ‘제이크 다이슨(Jake Dyson)’이 운영하던 ‘제이크 다이슨 라이트닝(Jake Dyson lighting)’ 조명회사도 인수했다. 2세 경영자로 미래를 이끌 제이크 다이슨을 서면 인터뷰했다.
제이크 다이슨은 “나는 여전히 조명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다이슨에서 진행되는 수많은 프로젝트와 통합할지를 지켜보고 있다”며 “지금이 두 사업(다이슨과 조명 사업)을 통합할 적절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개발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기술에 다이슨 노하우를 결집해 신제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제이크는 다이슨 미래가 ‘통합’에 있다고 내다봤다. 인수 후 제이크는 두 회사를 오가며 기술 통합에 앞장서고 있다. 다이슨은 올 초 향후 4년간 네 가지 새로운 기술 포트폴리오를 개발하고 100가지 신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제이크는 “내년에 출시할 서스펜션 조명 시스템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 조명은 우주에서 인공위성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열을 식히는 데 사용된 핵심 기술과 동일한 기술이 적용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이오드가 발산하는 열기를 더 효율적으로 냉각하기 위해 날개도 특별히 함께 디자인했다”며 “사용자는 스마트폰 앱으로 조명 에너지 소비를 모니터링하고 조절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LED 조명은 세계 27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제이크 다이슨은 아버지 DNA를 물려받아 ‘발명가’ 기질이 다분하다. 그는 센트럴 세인트마틴스대학 아트 앤드 디자인 스쿨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하고 1994년에 졸업했다. 졸업논문으로 하수관에 부착하는 수력발전기를 만들어 특허를 냈다. 졸업 후에는 작업실을 구해 ‘천장 선풍기’를 개발했다. 헬리콥터처럼 두 날개를 갖고 있지만, 두 날개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라이선스를 획득해 번 돈으로 조명회사를 차렸다.
그는 “이들 경험이 현재 개발하고 있는 LED 조명 작업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언제나 조명 부품에 관심이 있었지만, 대형 제조사가 LED의 근본적인 발광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디자인에 치중하는 것을 보고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제이크 다이슨은 아버지를 뛰어넘을 수 있냐는 질문에 “뛰어넘을 영역이 아닌 계속적으로 새롭고 더 나은 기술을 발전시켜야 할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사실 나와 아버지가 가진 아이디어는 다르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엔지니어링 제품이라는 점에서는 아주 비슷한 접근법을 갖고 있다”며 “다른 아이디어가 다이슨을 다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혁신적 기술을 창출하게 한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