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인터넷] 중년여성들은 자녀의 출산과 양육은 물론 의식주 등 가정생활 전반과 가족구성원들의 건강관리도 맡게 된다. 더욱이 가정 내 질병발생 시 기본적인 응급처치부터 간병에 이르기까지 주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국민건강지식센터(소장 노동영 교수)는 지난 27일 수요일 오전 10시 강남구 논현동 성주그룹 빌딩 대강당에서 ‘약물복용에 대한 진실라는 대주제로 제4회 여성건강문화포럼을 열고 가정상비약과 여성 호르몬제(경구피임약, 생리통약)의 올바른 복용 지식을 전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번 포럼은 대주제에 대한 두 가지 소주제의 연자 강연과 질의 및 응답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강연 주제는 ‘흔한 증상에 따른 가정상비약’으로 서울의대 박민선 교수가 맡아 기능성 위장장애, 과민성 장증후군, 두통, 감기 등의 증상에 따른 약물복용법에 대해 설명했다.
박 교수는 먼저 “상비약은 일상생활에서 겪는 가벼운 질환에 대해 의사의 처방 없이 사용하는 소화제, 진통제, 감기약, 소독약 등을 말한다”며 “가정용 상비약은 일상생활의 가벼운 불편함(통증, 발열 등)을 해결하기 위해 단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위험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능성 위장장애와 속쓰림, 과민성 장증후군, 두통, 감기와 같이 가정 내에서 자주 발생하는 증상은 적당한 음식섭취와 가벼운 운동, 휴식 등을 통해 충분히 완화 시킬 수 있으며 약물 복용 시 에는 증상에 따른 권고량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열진통제로 알려진 타이레놀은 과다복용 시 심각한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소화장애나 가슴 쓰림, 통증, 답답함을 동반하는 증상에 주로 찾는 제산제를 장기간 과량 복용할 경우 오히려 위산 분비를 촉진해 위장장애를 일으키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박 교수는 “내가 복용하는 약이 건강을 지며주는 좋은 약이 되려면 반드시 정확한 정보와 권장량을 숙지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강연 주제는 ‘호르몬 치료 바로알기-건강한 월경, 피임, 폐경’으로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슬기 진료교수가 맡았다. 김 교수는 여성의 월경주기에 따른 호르몬 변화에 대한 설명과 함께 “우리나라 여성의 피임약의 복용률이 3%미만으로 매우 낮은 것은 피임약에 대한 잘못 알려진 정보로 인한 막연한 두려움이 원인”이라며 “피임약에 대해 충분히 알고 나면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피임약을 먹으면 불임 가능성이 커지거나 암이 잘 생기지 않을까라는 우려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오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피임약이 오히려 월경 전 증후군이나 생리통 완화, 자궁내막암, 난소암, 대장암의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폐경에 대해 설명했다. 폐경은 특별한 원이 없이 지난 1년간 무월경 상태가 지속되는 상태로 평균 46세에 폐경 이행기가 시작되어 약 5년을 거쳐 51세에 이르면 폐경을 맞게 된다. 폐경기에는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 호르몬이 급격이 감소해 다양한 신체 증상과 심리적 변화를 겪게 되는데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안면홍조, 야간 발한, 수면장애, 피로감, 불안감 등이 있다. 그러나 최근 여성의 평균 수명이 80대 중반을 넘어가면서 일생의 3분의 1을 폐경 상태로 보내는 만큼 폐경 이행기에 시작되는 다양한 변화들을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폐경으로 인해 줄어든 여성호르몬을 보충해 주는 호르몬요법은 폐경에 따른 증상을 치료함에 있어 중요한 치료 방법 중 하나로 장점이 단점보다 많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폐경 시작 10년 이내에 서둘러 치료를 시작할수록 효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효능 논란이 있었던 백수오에 대해 “사람을 대상으로 백수오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연구 사례는 거의 없다. 또한 백수오의 여성호르몬 대체 효과는 이미 사용되고 있는 감초나 당귀보다 적기 때문에 백수오의 효과는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폐경기 증상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받고 싶다면 효과와 부작용이 불분명한 건강기능식품 대신 과학적 근거가 비교적 명백히 밝혀진 여성호르몬제를 복용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국민건강지식센터 소장 노동영 교수는 “국민건강지식센터의 여성건강문화포럼은 서울의대교수들로 구성된 전문가 집단이 함께하는 여성건강문화 확산 운동으로 국민생활 곳곳에 올바른 건강정보를 전파함으로써 건강에 대한 태도와 관행, 의식이 체질화되어 가치관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성률 기자 nasy2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