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자금조달을 위해 일본에서 채권을 발행한다. 일본에서 채권을 발행한 해외기업 중 두 번째로 클 것으로 전망된다.
닛케이신문은 애플이 2000억엔(약 1조8000억원) 규모 사무라이 본드 발행을 준비 중이라고 27일 보도했다. 지난 2007년 미국 시티그룹이 일본에서 발행한 2700억엔(약 2조4000억원) 사무라이 본드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사무라이 본드는 일본 채권시장에서 해외 기업이나 정부가 발행한 엔화 표시 채권을 의미한다.
애플은 일본 내 초저금리로 사무라이 본드를 발행하면 달러 채권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엔화가치가 낮은 엔저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조달 비용이 절약되기 때문이다. 엔화 채권을 발행하면 달러 채권보다 금리가 1%가량 낮다.
애플은 이달 초부터 지방은행과 생명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회사채 수요 조사를 시작했다. 발행 채권은 ‘글로벌 엔화 채권’으로 일본 투자자를 중심으로 하는 동시에 해외 투자자에도 판매한다.
회사는 사무라이 본드 발행으로 조달한 금액을 자사주 매입이나 주주이익 환원 재원으로 사용한다. 일본 내 사업 확대에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행액은 2000억엔 전후로 투자자 수요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애플은 그동안 미국 대형 채권 발행을 해왔지만 최근 금리가 낮은 지역으로 조달처를 분산시키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초에는 유로화 채권과 스위스 프랑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일본 시장은 애플 채권 발행으로 일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움직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사무라이 본드 발행액은 2조5000억엔(약 22조5000억원)을 넘어 1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