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헬스케어 시장이 급성장한다. 시장이 커지면서 대형 IT기업도 헬스케어 시장에 앞 다퉈 뛰어든다. 스타트업도 급증 추세다. 대형 IT기업은 스타트업과 협력, 헬스케어 기술 보유에 적극적이다. 특허 보유가 시장에서 살아남는 핵심 자산으로 떠올랐다.
글로벌 기업은 스타트업 보유 특허 ‘인용 건수’로 해당 특허 매입이나 인수합병 여부를 판단한다. 기술적 활용도를 반영하는 ‘특허 인용수’가 많다는 것은 해당 스타트업 기술에 관심도가 높다는 의미다. 글로벌 기업이 스타트업 인수 시 기업 평가 잣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ETRC)는 △의료기구 △의료서비스 △제약 △의료IT △의료장비 등 5대 글로벌 헬스케어분야 유망 스타트업 321개 분석한 ‘헬스케어 스타트업, 누가 떠오르나’ 보고서를 27일 발간했다.
스타트업 아이디어와 연구개발(R&D) 결과물은 대부분 ‘지식재산’(IP)이다. 특성상 아직 상품화·서비스화 하지 못했다. 스타트업 옥석을 고를 때 특허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스타트업이 보유한 특허 수는 평균 22개다. 존슨앤존슨·메드트로닉·지멘스·필립스 등 ‘IP 우수기업 톱 2000’(미국 특허 500개 이상 보유)업체의 스타트업 특허 인용 횟수는 평균 5.8건이다.
조사 대상 321개 유망 스타트업 특허를 가장 많이 인용한 글로벌 기업은 메드트로닉이다. 메드트로닉은 스타트업이 보유한 특허를 122건 인용했다. 의료기구 부문 스타트업 기술적 관심도가 높다. 메드트로닉에 이어 보스턴 사이언티픽도 34개 스타트업 특허를 총 86건 인용했다.
분야별로 의료기구 부문 스타트업이 135개로 가장 많다. 의료서비스(55개사), 제약(53개사), 의료IT(46개사), 의료장비(32개사) 순이다.
부문별 평균 특허 보유수는 ‘제약’이 25건으로 가장 많다. 의료기구(24.7건), 의료IT(20.6건), 의료장비(19.3건), 의료서비스(17.2건)가 뒤를 잇는다.
글로벌 기업에 인용된 특허 수는 의료 IT가 9.6건으로 가장 인기가 높다. 제약과 의료기구도 각각 5.6건과 5.3건씩 인용됐다. 의료서비스 분야 인용 건수는 평균 4.5건으로 5개 부문 가운데 가장 낮다.
의료IT 부문에서 스타트업 보유 특허를 가장 많이 인용한 글로벌 기업은 지멘스로 총 42건이다. IBM과 MS가 각각 24건과 20건을 기록했다.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가 6건을 인용했다.
글로벌 기업 특허 인용을 조사한 결과, 메드트로닉은 ‘메달리온 테라퓨틱스’라는 스타트업에 관심을 보인다. 메달리온 테라퓨틱스는 지난 2014년 설립했다. 본사는 미국 발렌시아에 두고 있다. 제약·만성 질환자에 약물 전달 솔루션을 제공한다. 보유한 특허는 86개다. 메드트로닉은 제약 관련 치료제 시장 진출을 위한 메달리온 테라퓨틱스 특허를 14건 인용했다.
지멘스는 관상동맥질환을 간단하게 CT촬영으로 검사하는 기술을 개발한 미국 ‘하트플로’에 주목했다. 이 업체가 보유 중인 특허 수는 69개다. 지멘스는 이 가운데 6건을 인용했다.
글로벌 IT 업체가 헬스케어 스타트업 특허를 인용한 사례도 있다. 구글은 토비테크놀로지라를 눈여겨봤다. 2001년 스웨덴에서 설립된 토비테크놀로지는 눈으로 PC 등을 조작하는 시각 인식 기술 개발 업체다. 이 업체가 보유한 특허는 64건이며 구글은 5건 인용했다.
강민수 광개토연구소 대표는 “헬스케어 분야는 시장 진입장벽이 높아 글로벌 기업이 스타트업 특허를 인용했다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다”며 “스타트업 보유 특허 피인용 현황을 추적 조사하면 유망 특허 매입과 특정 스타트업을 상대로 한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까지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김일환기자 ih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