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만든 게임을 죽이지 않으려면 자금을 아껴 업데이트 기간에 맞춰 일주일가량 짧게라도 대형 마케팅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모바일게임 대규모 마케팅이 확산되자, 중소업체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공격적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는 글로벌 업체 가세로 매출 20위권 내 상위권은 물론이고 50위권, 100위권 안쪽에서도 국내 중소형게임사를 찾기 힘들 정도다.
26일 구글플레이에 따르면 넷마블게임즈(5개), 웹젠(1개) 네시삼십삼분(1개), 선데이토즈(1개)등 소위 ‘대형 게임사’ 4곳이 매출 상위 10위권 내에 자사가 만들거나 퍼블리싱한 게임을 서비스 중이다. 글로벌 업체로는 킹(1개), 슈퍼셀(1개) 등 글로벌 대형 게임사가 10위권 내 이름을 올렸다.
20위권으로 범위를 넓혀도 넷마블게임즈, 네시삼십삼분 외에 게임빌, 컴투스, 넥슨, 와이디온라인, 엔트리브,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블리자드 등 자금력을 보유한 기업이 자리 잡았다.
중소업체로서는 상대적으로 진입이 쉬웠던 매출 100위권, 50위권 안착도 어려운 상황이다. 구글 플레이 50위권 안에는 5월 현재 넥슨, NHN엔터테인먼트 등 대형회사가 출시한 게임이 대부분 이름을 올렸다. 중국업체를 포함해 글로벌 게임사가 출시한 게임도 10개 이상으로 비중이 높다.
구글플레이 게임매출은 20위권 내 게임이 90% 이상 올리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소게임사 한 대표는 “회사 입장에서는 큰 성공은 아니더라도 (20위권 밖에서) 꾸준히 매출을 기록한다면 다행이지만 최근에는 중하위권에 게임을 잠깐 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통상 구글플레이 매출 1~2위권에 위치한 최상위 게임은 분기당 마케팅 비용만 100억원 이상을 집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매출 10위권 안팎에 게임을 올리기 위해 방송 광고, 지하철 등 매스 마케팅 비용을 100억원 가깝게 써야 가능하다는 것이 공식”이라며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게임사는 보다 공격적으로 마케팅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윤상 게임넥스트웍스 대표는 “방송광고 등 대규모 마케팅이 이익과 직결되며 상위권이 대작 RPG로 고착화되는 모습”이라며, “20위권, 50위권, 100위권 같은 중하위권도 글로벌 업체를 비롯해 소위 자금력이 있는 회사로 채워지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중소게임사가 게임을 이용자에게 선보일 기회마저 잃었다는 지적이다.
중소게임사나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이미 시장이 굳어지는 현상이 뚜렷하다.
상위권 게임은 대규모 자금과 인원이 투입되는 ‘대작’ 타이틀이 붙는 RPG 게임이 점령했고 중위권부터는 대형사 2진급 타이틀이나 중국 등 글로벌 업체가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중소게임사 관계자는 “이렇게 되면 중소형개발사는 대형회사로 피인수,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으로 창의력 등 게임산업 경쟁력에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