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전시회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해외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보편화된 마케팅 전술로 자리를 잡았다. 일일이 찾아다니는 필드 마케팅보다 많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해외 전시회의 최대 장점은 짧은 시간에 많은 바이어를 만나는 것이다.
한정된 리소스(시간과 비용)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모던 마케팅 관점에서 효과적인 부스 경영을 위한 노하우는 더욱 다양해졌다. 전시회 성공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효과적인 부수 경영을 위한 변치 않는 다섯 가지 핵심 노하우를 살펴보자.
첫째, 필터링으로 현명한 부스 경영을 해라. 필드 마케팅에 비해 네 배 비용이 절감되는 전시회에서 목표에 부합한 방문자를 신속히 골라내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세일즈 20% 향상’을 목표로 전시회에 참가하는 기업을 예로 들어 보자. 필터링 과정에서 파악할 사항은 1)가까운 시일 안에 제품 구입 의사가 있는가 2)책정된 예산·비용 감당 능력이 있는가 3)최종 의사 결정권자인가 등등이다. 관심은 있지만 책정된 예산·비용 감당 능력이 없거나, 트렌드 파악을 위해 들른 것이라면 장시간 설명으로 시간을 낭비할 필요 없다.
관심이 있으나 가까운 시일 안에 제품 구입 의사가 없다면 사후 자료를 보내고, 지속적인 팔로업으로 관계 형성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관심은 있지만 최고 결정권자가 아니라면 부스를 떠나기 전에 의사 결정권자와 구체적인 미팅 일정을 반드시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세일즈에 급급한 기업은 상대 요구를 파악하지 않고 모든 방문객에게 제품의 모든 설명을 하면서 귀중한 시간을 낭비한다. 전시회가 주는 가장 큰 장점을 손실하는 일이다.
둘째, 필터링 시 EQUIP 콘셉트를 적극 활용한다. 방문객 요구를 재빨리 파악해 제품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노력은 부스 경영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때 EQUIP 콘셉트를 기억하면 도움이 된다.
1)E(Entice)=부스에 들어서는 방문객이 편안히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다. 구매를 강요하는 세일즈 스타일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2)Q(Qualify)=목표에 부합한 방문자인지를 신속히 판단한다. 쉽게 대화를 이어가면서 특히 상대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몇 가지 질문을 준비한다. 어떻게 부스를 찾게 되었는지(What brought you here?), 또는 전시회에서 성과가 있었는지(Have you been successful at the show?)등은 간단하면서 부담 없이 대화를 이어갈 수 있으면서도 상대의 목적이나 상황을 재빨리 파악할 수 있는 효과적인 멘트가 될 수 있다.
3)U(Uncover) & I(Introduce)=오픈 형태의 질문으로 구입 시기, 목적, 의사 결정 구조, 예산, 비용 부담 능력 등등을 알아내 적합한 제품을 소개한다. 요구 파악 없이 천편일률적으로 제품을 설명하면 관심을 유발하기 어렵다. 현재 사용 중인 제품의 애프터서비스에 불만을 가진 방문객이라면 그 부분의 우수성이 더 크게 다가올 것이다. 제품 특성을 여러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는 준비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연습해 두자. 구체적인 요구를 파악해 상대가 필요한 제품 혜택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4)P(Postshow Agreement)=전시회 목표는 가능성이 높은 바이어와 사후 세일즈 미팅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그 자리에서 세일즈를 끝내려는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므로 부스를 방문한 사람들 요구에 맞는 자료를 전달하고 미팅을 확보해 나가는 과정 또한 전시회 마케팅의 연속이다.
셋째, 부스에서 주인 역할로 파워를 확보한다. 효과적인 부스 경영을 위해서는 부스 상황을 컨트롤하는 것이 유리하다. 더욱 유리한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고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은 채 필터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시회는 손님을 맞이하는 주인으로서 상황을 이끌 수 있는 이점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러한 이점은 전략적인 파워를 의미한다. 방문자의 요구를 단시간에 파악할 수 있도록 대화나 상황을 리드하는 주인 역할 없이는 방문객의 질문에 답만 하다가 끝나기 십상이다.
배지를 달지 않은 채 방문하는 미디어나 제품 애널리스트들도 간혹 있으니 경솔한 판단보다 효과적으로 리드, 브리핑 기회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해외 전시회가 주는 전략적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전략적으로 활용되는 해외 전시회는 기업 운명을 뒤바꿔 놓을 수 있는 힘이 있다. 전시회에 참가하기 전 전략적 계획과 그에 대한 수행, 부스 현장의 장점과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임수지 에머슨 대학 교수·트라이벌 비전 부사장 sim@tribalvis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