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사 임원은 최근 여성 나체 사진이 자신 페이스북에 공유돼 곤욕을 치렀다. 관련 게시물을 본 친구들이 전화와 메신저로 알려와 뒤늦게야 그 사실을 알게 됐다.
범인은 페이스북 소셜 로그인 기능이다. 언젠가 무심코 사용했던 서비스가 나를 대신해 게시물을 올리며 벌어진 일이다. 소셜 로그인은 별도 회원가입 없이 본인 SNS 아이디로 로그인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능이다. 간편하게 로그인할 수 있어 이용이 확산됐다.
최근 페이스북에서는 ‘사진으로 분석한 나와 닮은꼴 연예인은’ ‘이름 분석’ 같은 기능이 유행이다. 이 기능을 이용한 후 내용을 공유할 때 소셜 로그인을 사용한다. 사용자는 재미삼아 서비스를 이용한 탓에 약관이나 설정을 꼼꼼히 살피지 않고 동의 버튼을 누른다.
하지만 이 서비스는 과도한 개인정보를 수집해간다. 서비스 약관에는 ‘회원님을 대신해 앱이 게시물을 올리도록 허용합니다. 관련 게시물이 회원님의 타임라인 및 뉴스피드에 표시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사용자가 약관을 살피지 않은 채 설정을 변경하지 않으면 원치 않는 게시물 공유로 피해를 입게 된다.
해결 방법은 페이스북 앱 설정 변경이다. 페이스북에 로그인한 뒤 계정항목을 보면 ‘앱’ 목록이 나온다. 페이스북 아이디로 최근 로그인한 수십 개 앱이 나타난다. 앱 설정을 살펴보면 제공하는 정보와 허용하는 내용 등이 나온다. 앱에는 사용자를 대신해 게시물을 올리는 기능이 기본이다. 사용자는 앱이 게시물을 올리지 않도록 설정을 바꿔줘야 한다.
조원희 지란지교소프트 개인정보보호센터장은 “페이스북 아이디로 로그인한 앱은 사용자를 대신해 게시물을 올릴 수 있도록 기본 설정돼 있다”며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에서 앱을 설치할 때와 마찬가지로 관련 설정을 제대로 보지 않고 지나치면 이런 문제에 노출된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원치 않은 게시물 공유는 개인정보 도용보다 더 무서운 ‘게시물 명의도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고객센터 측은 “페이스북 아이디로 외부 앱을 사용할 때 사용자는 활동공유 여부를 선택할 수 있으며 의심스러운 앱 이용 시 정보를 공유하지 말라”고 안내했다. 센터는 “연동을 해지하고자 하는 앱이 있다면 추후에 차단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며 “의심스러운 콘텐츠나 앱을 발견하면 페이스북 신고 기능을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