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이 인도네시아 하나외환은행 전산시스템에 SMS뱅킹을 도입해 현지 안착에 성공했다. 자체 개발한 SMS뱅킹은 인도네시아에 스마트폰 미보유 고객이 많은 것에 착안, 저임금 근로자를 유입하기 위한 서비스다.
현지 고객이 미리 은행에 휴대폰 번호를 등록한 후 이체나 조회 등 거래 요청 내용을 SMS로 은행에 보내면 은행은 이 내용으로 거래하고 결과를 다시 SMS로 보내주는 방식이다. 하나외환은행 고객 상당수가 월 임금이 40만원 이하 공장근로자여서 SMS뱅킹을 도입해 현지 편의성을 높인 것이다. 통신환경이 열악하고 스마트폰 이용자가 많지 않아 e-채널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SMS방식을 선택했다.
하나금융은 2010년 한국 IT시스템을 바탕으로 현지 최적화된 IT시스템을 인도네시아에 구축한 바 있다. 당시 국외 점포 시스템에 드물었던 MCI를 자체 구현했다.
현재 계정계와 정보계 시스템은 물론이고 개인 인터넷뱅킹, 기업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폰뱅킹, ERP시스템을 갖춘 기업고객 전용 펌뱅킹까지 구축했다. 이에 더해 SMS뱅킹을 현지 최초로 구축해 타은행과 차별화를 일궈냈다.
인도네시아 하나외환은행은 자카르타와 수라바야, 메단, 람풍, 마카사르 등 전국 주요 도시에 44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는 외국소유은행 포함 총 120여개 은행이 있다. 이중 인터넷뱅킹 서비스는 30곳, 모바일뱅킹 서비스는 로컬 대형은행 15곳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60위권에 속한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이 IT기반 현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SMS뱅킹 등 차별화 전략에 힘입어 뱅킹 거래량도 증가하고 있다. 월 거래건수는 110만건에서 150만건으로 자산은 13조루피아에서 24조루피아로 84% 급증했다.
ATM을 제외한 e-채널(인터넷·모바일뱅킹 등) 사용 고객수는 9167명으로 전체 고객 수(10만3000명)의 8.9%를 차지했다. 전체 고객 거래는 ATM 거래량이 22%로 높은 편이지만, e-채널을 통한 거래량이 최근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뱅킹과 기업 인터넷뱅킹 거래건수는 각각 3.7배, 3.1배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저소득층을 위한 SMS뱅킹 이용도 늘면서 현지 고객 만족도도 높아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향후 전자지갑 서비스 등 IT와 융합한 다양한 현지 서비스를 늘려갈 것”이라며 “시스템 현지화를 통해 상·하수도 요금, 통신요금 등 빌링업무 같은 국가별 특성화된 업무를 비대면 채널서비스에 포함하는 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