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O, 자율주행 표준화 `착착`...네개 핵심 기술 표준 우선 마련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자율주행차 표준 제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빠른 상용화가 예상되는 네 개 요소 기술 표준을 우선 마련키로 하고 제정 작업에 착수했다. 나머지 표준 과제 목록도 연내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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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부품연구원(KATECH)은 지난 달 말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제43차 ISO 기술위원회(TC) 204 회의에서 이 같은 사항이 결정됐다고 18일 밝혔다. ISO가 우선적으로 표준화를 추진하는 자율주행 요소 기술은 △혼잡구간주행지원(TJA) △고속도로자동조종(Highway Auto pilot) △자동주차(PAPS·Partialy Automated Parking System) △자동차로변경(Automatic Lane Change) 네 가지다. 자율주행 기반 기술 중 상용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기술이다.

현대자동차도 고속도로 자동조종 기술과 유사한 고속도로주행지원(HDA) 기능을 올해 하반기 신형 에쿠스에 탑재하기로 했다. 차선유지제어시스템(LGS·Lane Guidance System)과 지능형스마트크루즈컨트롤(ASCC), 내비게이션 연동 기능을 통합했다. TJA도 조만간 개발을 마치고 양산 적용할 계획이다. 차량 정체, 끼어들기 등 교통상황이 열악한 도심 구간에서 작동하는 자율주행 기술이다.

ISO가 이들 기술 표준을 먼저 만들기로 한 것도 자동차 업계가 상용화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당장 거리에 쏟아질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특히 자동주차 기술은 워킹그룹(WG) 14 의장국인 일본이 주도적으로 제정 작업을 시작한다. 다른 기술 표준 역시 조만간 담당 국가를 지정한다.

우리나라가 제안한 표준 과제는 전방차량 긴급제동 경보 시스템(C-FVBWS)이다. 차량 간(V2V) 통신을 기반으로 전방 차량이 급제동을 하면 뒤차에 경보를 보내는 기능이다. 회의에서 표준화 첫 절차인 예비단계(PWI·Preliminary Work Item)에 올리기로 합의했다. 향후 제안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지지 국가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ISO가 자율주행차 표준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작성 중인 기술보고서(Technical Report)도 연내 마무리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자율주행차 구성 요소와 표준화 과제를 규정한다. 보고서가 완성되면 자율주행차 표준에 필요한 나머지 과제의 윤곽이 나오게 된다.

ISO 표준은 강제성은 없지만 부품업계의 완성차 납품 시 통상적 기본 요건이 된다. 특정 기술·기능을 의무화하는 규제가 만들어지면 근거로 활용된다. 국내표준이 ISO 표준과 다를 경우 이를 폐기하고 ISO 표준을 따라야 한다.

유시복 자부연 자율주행기술연구센터장은 “회의에서는 자율주행차 표준화를 위한 작업이 구체화되기 시작한 것이 가장 눈에 띄는 경향”이라며 “우선적인 표준화 아이템을 정하고 워킹그룹 전체가 참여하는 워크숍이 열렸을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 정의를 담은 테크니컬 레포트도 발간을 앞뒀다”고 전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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