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교내 벤처 에코메트론이 가짜 경유 판별기를 개발, 글로벌 자동차기업에 테스트 납품해 화제다.
에코메트론은 한양대 나노과학연구소와 협력해 개발한 가짜 경유 판별키트 ‘오일키퍼D’를 볼보트럭코리아에 납품했다고 18일 밝혔다. 볼보트럭코리아는 27개 정비센터에 오일키퍼D를 설치해 가짜 경유 판별 1차 테스트 도구로 활용한다.
한양대 자회사 에코메트론은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 운영하는 나노융합2020사업단 지원으로 소비자가 쉽게 가짜 경유를 판별할 수 있는 오일키퍼D를 개발했다. 지난 2011년 출시한 가짜 휘발유 판별키트 오일키퍼G의 후속 제품이다.
오일키퍼D는 센서필터와 주사기로 구성된다. 주사기에 가짜 경유 의심 시료 1㎖ 정도를 통과시켜 발색되는 색상을 보고 가짜인지 판별한다. 가짜 경유면 30초 이내에 센서필터가 보라색으로 변하며, 정품이면 고유 색깔인 황색계열 색상을 띠게 된다. 판별 원리는 가짜 경유에 포함된 등유 법정식별제에 반응토록 한 것이다. 에코메트론은 이에 대한 시험성적서를 취득해 신뢰도를 확보했고, 관련 특허 2종도 등록했다.
오일키퍼D는 올 초 실제 가짜 경유 판별에 쓰이며 크게 활약했다. 지난 2월 서울 한 트럭·중장비업체 대표는 홈로리로 주유한 차량 중 3년이 안 된 신차 엔진을 1000만원을 들여 교체하는 일을 겪었다. 다른 차량도 엔진 꺼짐과 출력저하 등 부작용을 낳았다.
업체 대표는 에코메트론 ‘오일키퍼D’로 문제 차량의 경유를 시험했고, 등유가 섞인 가짜 경유임을 확인해 한국석유관리원에 해당 공급업자를 고발했다. 석유관리원은 해당 주유소를 불시 수색해 주유소에 보관 중인 가짜 석유를 증거로 확보하고 형사 고발, 폐업 조치했다.
에코메트론은 다음 달 안에 1일 1000개 이상 양산체제를 구축한다. 제품 수급이 원활해지면 건설장비나 대형트럭사 등 경유소비 사업자 중심에서 일반 소비자까지 보급할 방침이다. 한국도로공사와 손잡고 휘발유·경유 판별 키트를 전국 고속도로에서 홍보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김성규 에코메트론 사장은 “오일키퍼D로 가짜 경유 불법유통을 근절함으로써 소비자 안전확보와 차량 기능 유지, 환경 문제까지 한꺼번에 해결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함봉균·최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