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중국에서 판매하는 일부 자동차 판매가격을 최고 1000만원 가까이 내렸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은 12일(현지시각) 중국 내 판매 주력차종 전체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가장 할인 폭이 큰 차종은 5만위안(약 900만원)이 넘는다. 공공연했던 판매점 할인에 이어 공식 가격까지 낮췄다. 경쟁사도 할인에 가세하면서 출혈경쟁이 우려된다.
닛케이신문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소모전 양상이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자동차 판매 침체에 따른 위기감이 업계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GM과 중국 상하이자동차 그룹 합작회사인 상하이GM은 주력 차종 11개 금액을 인하했다. 다른 제조사 차량보다 가격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중국 내 뷰익, 쉐보레, 캐딜락 브랜드 차종 전체가 인하 대상이다. 가격 인하폭은 1만위안(약 200만원) 이상이다. 3만위안(약 530만원) 가량을 낮춘 차종도 많아 전체 차량 가격은 평균 10% 정도 떨어졌다.
시장 인기 차종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쉐보레 ‘캡티바’ 일부 모델은 5만3900위안(약 948만원)을 인하했다. 차량 공식 가격은 26만3800위안(약 4642만원)에서 20만9900위안(약 3694만원)으로 낮아졌다.
이 같은 결정은 중국 신차 판매가 줄고 있는 데다 시장 점유율 1위 폴크스바겐을 추격하기 위한 2위 GM의 승부수로 분석된다. 대대적인 가격인하로 판매 이점과 광고 효과를 동시에 얻겠다는 판단이다. 중국 4월 신차판매는 2년 7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한 199만4500만대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GM 가격인하에 이어 다른 제조사도 가격인하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는 이미 지난해 여름부터 판매 시 할인해주는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주력 SUV ‘ix35’ 모델을 4만3000위안(약 750만원) 할인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크스바겐도 ‘사기타’ 모델 차량 가격을 20% 할인하고 닛산 역시 SUV ‘캐시카이’를 10% 할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도가 낮은 중국 자동차 제조사는 전 차종에서 가격 할인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제조사가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출혈경쟁이 현실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혼다 중국 합작사 관계자는 “지금 중국에서는 가격을 낮추지 않고 차를 팔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국 4월 신차 판매 제조사별 비중 (자료: 닛케이신문)>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