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2006년 파벌 당시 미니홈피에 "참고 견뎌보려고 해도 지금은 다 관두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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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다큐 안현수 우나리

쇼트트랙 선수 안현수와 우나리 부부가 `휴먼다큐 사랑`에 출연하며 누리꾼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가운데, 과거 쇼트트랙 파벌싸움으로 힘든 시기를 겪은 당시 안현수의 미니홈피 글이 새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11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랑 2015`의 두 번째 편 `안현수, 두개의 조극 하나의 사랑`에서는 안현수-우나리 부부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이날 안현수는 과거를 쇼트트랙 파벌 사건을 언급하며 "선배가 금메달이 필요하니 1등을 만들어주라더라.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경기에 들어갔다. 그냥 시합하기가 싫었던 거다"라고 운을 뗐다.

안현수는 이어 "선배가 나한테 `야 비켜`라고 하더라. `이걸 막아야 하나`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까지는 못하겠고 뭔 정신이었는지 모르겠지만 후배한테 끝까지 타라고 했다. 그래서 후배가 1등을 했다"고 설명했다.

안현수는 또한 "나중에 선배가 나와 후배를 불렀고, 헬멧을 쓴 채 머리를 때렸다"고 밝혔다.

파벌 다툼 속에 안현수는 남자팀에서 나와 여자팀과 훈련을 하며 왕따 논란까지 불거졌다.

"외국 선수들도 와서 날 위로할 정도였다. 내가 1등을 하기 위해 경쟁을 하는 것보다 `이 선수를 꼭 막아야 돼`하며 하는 경쟁은 다르다"며 "외국 선수들이 보기에도 심할 정도였다. 어떻게 보면 창피한 거다. 쇼트트랙 강국이 외국 선수들 눈에는 자기들끼리 싸우고 있고. 그런 모습들이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지난 2006년 안현수가 자신의 미니홈피에 게재한 착잡한 심경글이 다시금 이목을 집중시켰다.

안현수는 “지금 너무 힘들다”며 “부끄러운 일들도 많고 아무리 참고 견뎌보려고 해도 지금은 다 관두고 싶은 생각밖에 안 든다”고 말했다.

안현수는 한국체대 선배로 평소 절친한 ‘청담동 호루라기’ 이진성의 미니홈피에도 “진짜 제 자신이 좋아서 하는 운동인데 목표를 위해서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왔는데 지금처럼 이렇게 후회하긴 처음인 것 같다”며 “제 전부였던 스케이트를 지금은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하다"며 힘든 심경을 전했다.

또한 안현수는“파벌싸움이 너무 커져서 선수들이 많은 피해를 보는 것 같다”면서 “도대체 어쩌다 이지경까지 오게됐는지 처음 시작이 어디인지 끝은 어디일지 모르는 이런 상황에 더이상 휘말리고 싶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는 “외국 선수들의 견제도 모자라서 이젠 한국 선수들의 견제를 받고…같은 시간에 운동하면서도 말한마디 없이 따로 훈련하고…”라며 그동안의 심적 고충을 토로한 뒤 “언제까지 성적만으로 한국이 쇼트트랙 강국으로 살아남을지 모르겠지만 벌써 외국 선수들이 보는 한국 선수들의 이미지는 떨어질데로 떨어진 상태”라고 전했다.

안현수는 또 “운동 선수로서 저의 분야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도 많은 비난을 받고,양보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4년에 한번 열리는 올림픽에서 인생에 한번 올까말까 하는 경기에서 (누가)양보를 하냐”고 반문했다.

또한 안현수는 “양보라는 말로 2위한 선수에게 모두가 관심가질 때 저는 금메달을 따고도 속상해했고 양보가 아니란걸 보여주기 위해 남은경기 열심히 준비했고,준비한만큼 좋은결과가 있어서 너무 좋았다”면서 “많은 분들이 저를 비난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이제 저도 제가 할말은 해야 할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

휴먼다큐 안현수 우나리 편을 본 누리꾼들은 "휴먼다큐 안현수 우나리, 어제 보며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휴먼다큐 안현수 우나리, 정말 우리나라는 파벌부터 없애야 한다", "휴먼다큐 안현수 우나리, 얼마나 힘들었을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은숙 기자 lif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