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협력사에 기술 이전과 연구개발 지원을 하고 여기서 발생한 기술료를 사회복지단체에 기부한다. 기부한 금액에 상응하는 액수를 협력사에 다시 지원해 중소기업 사회공헌 문화을 북돋우고, 경영상 애로도 함께 풀어준다. 한국서부발전이 협력사와 추진하고 있는 성과공유제 방식이다. 서부발전은 성과공유제로 협력사를 넘어 다른 분야에도 동반성장 성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힘을 쏟는다. 발전공기업 지원 대상이 한정되어 있어 자칫 특정 분야에 국한될 수 있는 동반성장 순기능을 산업 전반으로 넓히고 있다.
◇성과공유제로 동반성장 새 모델 제시
한국서부발전은 2011년 중소기업 육성전략 ‘WP-TOPS(Win-win Partner, Technology Innovation, Open & Fair Trade, Powerful Company, Shared Growth)’를 확립한 이래 협력사와 다수 동반성장 성공사례를 만들어냈다. 작고 열악했던 협력사도 기술만 뒷받침된다면 함께 성장하도록 만들어 강소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가치를 담았다.
공기업 최초로 △사회적 책임추구형 성과공유제 △에너지절감 그린크레딧 사업 △산업혁신운동 등 맞춤형 협력 모델을 도입하고 성과를 확산시키면서 상생 선도기업의 면모를 쌓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 2013년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에서 대통령 표창을, 지난해엔 공공기관 동반성장 단체 평가 부문 최고 훈격인 동반성장위원장상을 수상 했다.
성과공유제는 협력사와 동반성장 성과를 기부 형태로 공유해 사회적 책임을 함께 하는 모델로 업계에 입소문 나 있다. 서부발전은 협력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산업재산권 기술 이전이나 연구개발을 지원한 후, 성과공유로 발생한 기술료를 되돌려 받지 않는다. 대신 사회복지단체에 기부하도록 하고 있다. 기부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추가로 중소기업에 되돌려 준다. 중소기업 입장에선 추가 비용부담 없이 기술이전과 함께 사회공헌 참여 기회까지 갖게 되는 셈이다.
최근엔 성과공유 혜택이 다른 유망 중소기업까지 갈 수 있도록 지원구조를 개선했다. 성과의 사회단체 기부와 이를 재지원하는 시스템은 종전과 동일하지만, 여기에 협력사가 별도 성과금을 서부발전에 납부하면 해당 금액이 다른 중소기업 신규투자 지원금으로 사용되는 채널이 만들어졌다.
서부발전은 2006년 발전공기업 공동으로 성과공유제를 도입한 후, 2011년 고유모델을 개발해 연구과제형, 해외지원형, 2·3차 지원형 등 16개 성과공유 모델을 운용 중이다. 여기에 매년 협력회사나 사회복지단체와 함께 ‘성과공유 나눔행사’를 열고 있다. 지금까지 총 176억원의 성과공유 제품 매출을 통해 4억1000만원을 태안 장애인복지관 등 45개 사회단체에 기부했다.
사회적 책임형 성과공유제는 서부발전만의 특화된 고유 동반성장프로그램으로 2012년 기획재정부 주관 공공기관 우수 사례,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주관 ‘동반성장주간’ 공공기관 대표 사례, 2014년 대한민국 8대 성과공유 대표모델로 선정됐다.
◇협력사 에너지 효율 개선에 해외 동반개척도
서부발전은 2010년 공기업 최초로 21개 협력회사와 저탄소 녹색경영 그린파트너십 협약을 맺었다. 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 등 산업 전반에 친환경 경영 요구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관련 대응에 취약했던 중소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서부발전은 중소기업이 가동 중인 에너지 설비를 진단, 노후화되거나 효율이 낮은 설비는 자금을 지원해 최신 설비로 교체, 에너지를 절감하도록 했다. 에너지 효율 설비를 도입한 협력사는 생산성 향상과 매출 증대 효과 거뒀고 대기환경 관련 규제 대응력을 키울 수 있었다.
경북 영천에 위치한 세운TNS는 건조로 설비를 개선해 연료비를 절감, 매출 35억원 상당의 효과를 얻었다. 서부발전은 설비개선 대가로 1150톤 온실가스 배출권을 확보했다. 협력사 에너지 절감을 도와주면서 발전공기업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줄이는 일석이조 효과다.
지금은 13개 중소기업과 그린크레딧 성과공유 계약을 체결, 매년 13억원 비용절감을 실현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보한 온실가스 배출권만 5030톤에 달한다.
서부발전은 동반성장 협력 대상과 방법에 차별성을 중시한다. 5개 발전공기업 사업이 서로 비슷하다보니 지원 대상 기업과 방법이 한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발전공기업간 중복지원을 최소화해 지원 효과가 되도록 널리 퍼지도록 했다. 불필요한 곳에 지원예산이 낭비되는 부작용도 줄일 수 있었다.
이를 위해 발전사 동반성장위원회 창설을 주도하고 협의체를 통한 중소기업 판로지원, 연구개발, 인증지원 사업 등 공동지원사업 영역을 넓혔다.
협력사 해외진출 지원을 위해 수출촉진협의회도 구성해 가동했다. 2020년까지 50개 협력사 해외수출액 1억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미얀마와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서 중소기업 공동 수출촉진행사를 주기적으로 열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21개 협력사와 ‘2015 두바이 물·에너지·환경기술박람회(WETEX 2015)’에 참가했다.
WETEX 2015에선 지오네트가 두바이 유니버셜 테크니컬과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8건의 계약을 체결하고 에이스밸브, 해강알로이 등이 14건의 현장계약을 맺는 등 총 3000만달러 규모 계약실적을 거뒀다.
이밖에 협력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산업 혁신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서부발전의 대표 동반성장 모델인 성과공유제는 이제 1차 협력사는 물론이고 2·3차 협력사로까지 번지고 있다. 서부발전 직원을 각 수탁기업협의회 멘토로 임명해 기업 애로사항을 풀어주고 혁신사업을 계속 추동하도록 동반성장 멘토(Biz-Mate)제도를 운영 중이다.
서부발전은 동반성장 멘토제를 통해 협력사와 스킨십을 늘려가고 위기관리 역량을 진단해 맞춤형 성장 로드맵을 제공하는 기업 건강진단을 실시할 계획이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